리모델링 사업 적극···최근 전담팀도 신설현대건설과 격차 줄이기 위해 갈 길 바뻐 서울 부촌 목동부터 눈독 들이며 발 담궈재건축 여전히 순항, 개포한신 수주 눈앞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최근(지난 8일) 조직개편을 통해 '리모델링Lab'을 신설했다. 국내 건설사 최초로 리모델링 연구 조직을 만들어 아파트 리모델링 기술 개발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작년부터 재건축보다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한 아파트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공사도 늘어나고 있지만 건물 구조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고 고객의 주거성능 확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짐에 따라 기술 개발을 통해 이를 개선하기 위한 연구 조직이다.
한 마디로 아파트 리모델링분야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술투자에 힘을 쏟고 있다는 것이다. 리모델링시장이 도시정비사업에서 건설사들의 새로운 수주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는데 설계와 공법 등 기술력이 경쟁력 강화의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GS건설은 기존의 정비사업지인 재개발과 재건축 분야에서의 대규모 수주 실적을 거뒀지만 아직 아파트 리모델링 시공에 있어 준공 경험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GS건설은 지난 2018년 10월 청담건영아파트 리모델링사업을 수주하면서 시장에 발을 들였지만 2020년까지 리모델링부문 수주건수가 통틀어 2건에 그쳤다. 이에 임 부회장은 올해 여전히 리모델링분야에서 신규 실적인 었던 만큼 수주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또 최근 도시정비시장은 새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으로 재건축사업이 활성화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들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불확실한 재건축 규제 완화를 기다리기보다 리모델링을 통해 빠르게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분위기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전국에서 리모델링 조합이 설립된 곳은 모두 124개 단지로 2021년 5월(72개 단지)보다 72% 급증했다. 도시정비업계도 올해 전국에서 아파트 리모델링 발주 물량이 19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임 부회장은 우선적으로 서울 부촌단지로 알려진 목동 아파트를 공략했다. GS건설은 최근 목동우성아파트 리모델링사업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면서 시작을 알렸다. 해당 아파트단지는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 332가구에서 361가구로 증축될 예정이다. 사업 규모 자체는 작지만 서울 부촌이라는 상징성이 있는데다 인근의 아파트단지들이 재건축과 리모델링 등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단지들이 많은 만큼 이들 상대로 홍보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 외에도 GS건설은 인근의 한신청구아파트 리모델링사업, 그리고 최근에는 송파구에 위치한 가락금호아파트 리모델링사업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임 부회장이 리모델링사업에 있어 여느 때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이유는 현대건설을 의식해서다. 그는 올해야말로 현대건설을 제치고 도시정비시장 왕좌 자리를 노리고 있는데 막판에 현대건설이 리모델링사업을 두건이나 수주하는 바람에 2위로 밀려나고 말았다.
실제 정비업계에 따르면 작년 현대건설과 막판까지 수주 1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인 GS건설은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5조1437억원을 달성하며 업계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현대건설로 수주액은 5조5498억원이었다. 그럼에도 GS건설의 작년 이 같은 수주액은 6년 만에 정비사업부문에서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었다. 무엇보다 GS건설은 리모델링 사업을 제외한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3조7216억원을 수주하며 이 부분 업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임 부회장은 올해 연초부터도 현대건설과 경쟁하며 자존심 대결을 펼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존부터 잘해왔던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올해에도 여전히 순항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곧 서울 강남구의 개포한신아파트 재건축사업 시공권 확보를 눈앞에 두고 있다. GS건설이 수의계약으로 가져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개포한신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 조합은 오는 11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열고 GS건설과 시공계약 관련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임 부회장은 건설사 CEO로만 9년을 재직한 업계 최장수 CEO다. 임 부회장이 대표직을 맡은 이후 GS건설 영업이익은 꾸준히 증가했는데 그가 대표이사로 선임하던 2013년 상반기 GS건설의 실적은 7천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때 구원투수로 등판한 인물이 임 부회장이다. 검사 출신인 임 부회장은 정통 건설맨은 아니지만 GS경영지원총괄(CFO)을 지낸 재무통인 만큼 실적 개선에 성공해 경영자로써의 자질을 입증했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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