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졸업 후 제일건설에 입사, 거의 35년간 '제일맨'오너일가 두터운 신임 받으며 5년 전 경영 전반 맡아수장된 후 시평순위 끌어올리며 경영인으로 능력 입증성남 대장동, 박달스마트밸리 등 의혹 사업 해결 숙제
지난 1990년 이후 현재의 사명인 제일건설로 바꾸고 2007년 유 회장의 장남인 유재훈 제일건설 사장에게 경영승계가 이어지며 2세 경영이 시작된 이후부터 본격적인 성장가도를 달렸다. 경영승계는 당시 유 사장의 개인회사나 다름없던 풍경채(현 제일건설)에 일감을 몰아줘 덩치를 불린 후 회사명을 기존 주력계열사와 서로 맞바꾸는 특이한 방식으로 이뤄졌다. 과거 풍경채는 제일건설로, 과거 제일건설은 제일풍경채로 사명이 바뀌었다.
특히 제일건설은 2기 신도시 사업을 바탕으로 급격하게 성장했다. 2007년 인천청라제일풍경채 수주를 시작으로 세종신도시, 남악신도시, 첨단2, 효천지구 등 신도시 개발지역에 제일풍경채를 선보이며 브랜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신도시 입주자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브랜드 선호도도 점차 높아져 갔다.
다만 주력 계열사를 사기업격 기업과 통째로 맞바꾸는 식의 경영승계로 꼼수승계 논란에 휩싸인데다 위장계열사 의혹 이슈 등으로 유재훈 사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는 제일건설에서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오너 일가 대신 경영 전면에 나선 인물이 있었는데 그가 바로 현재 제일건설 수장인 박현만 대표이사 사장이다.
5년 전인 2세인 유 사장은 10여 년간 제일건설을 이끌다 2017년 당시 회사 내부에서 전무를 역임한 박현만 대표이사에게 경영 전반을 맡기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서 유 사장은 제일건설 경영 일선에서는 한 발 떨어져 사내이사로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서서히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박 사장은 내부에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전남대를 졸업하고 제일건설에서 입사해 사장 자리에 올랐다. 취임 후 5년 동안 실적과 시공능력순위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실제 박 사장이 대표로 역임하던 2017년에는 창사 이래 최대 매출액 1조1904억원을 기록했으며 이후 2018년에는 1조4억원, 그리고 2020년에는 1조1431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즉 매출액 1조원대를 달성한 중견건설사로 성장시킨 셈이다.
외형뿐만 아니라 시공능력평가도 한층 더 끌어올리면서 전문경영인으로서 능력을 입증했다. 2015년만 해도 불과 83위였던 제일건설은 작년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24위를 기록했는데 이는 서희건설과 금호건설, 우미건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성적표다. 오피스텔과 주상복합 등을 짓는 주택사업 비중을 높인 덕분인데 판교대장동, 중흥3구역, 파주운정A5 등이 대표적인 사업지다.
이렇듯 총수일가의 신임을 한 몸에 받은 만큼 제일건설은 박 대표를 중심으로 한 전문경영인 체제를 당분간 이어나갈 전망이다.
현재는 그의 위기관리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제일건설은 성남 대장동과 송도국제화복합단지 2단계, 서안양 친환경 융합스마트밸리(박달스마트밸리) 사업 등을 두고 각종 의혹이 나오면서 최근 들어 골치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LH(한국토지주택공사) 공공택지 입찰에서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동원했다는 이른바 '벌떼입찰' 논란 중심에 서 있기도 하다.
한편, 제일건설은 지난 2012년 감사보고서를 끝으로 회사 주주현황에 대해 공개하지 않고 있다. 2012년 기준 당시 최대주주는 유재훈 사장으로 41.8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이 밖에 부친 유경열 회장(11.14%), 형제 유승헌 씨(17.59%), 어머니 박현해 씨(14.93%) 등도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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