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보험-금리 상승에 따른 RBC 악화 부담 완화'당국 보험사에 당근책···LAT 잉여금액 40% 자본 인정KB증권 "2분기 보험사 RBC 모두 상승할 것으로 전망"일각서는 이번 조치로 '변별력 떨어졌다' 비판도 있어
금융위원회는 9일 '보험업권 리스크 점검 간담회'를 열고 LAT(책임준비금 적정성평가 제도)에서 발생하는 잉여액의 일부를 자본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금리가 상승으로 보험사 보유 채권 가치가 떨어지면서 RBC비율이 급락함에 따른 대안이다.
최근 보험업계는 자본건정성 하락에 몸살을 앓아왔다. 지난달 한국기업평가는 1분기 금리상승에 따라 보험사들의 RBC비율이 평균 3%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DGB생명과 NH농협생명, 한화손해보험, 흥국화재, DB생명, KDB생명, 흥국생명의 RBC비율이 권고치를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2분기부터 적용되면 보험사들이 LAT 잉여액의 40%를 매도가능채권 평가손실 한도 내에서 가용자본에 가산할 수 있도록 당근책을 마련한 것이다. LAT는 IFRS17 시행을 대비해 결산시점의 할인율 등을 반영한 시가평가 보험부채를 산출, 원가평가 부채보다 클 경우 그 차액만큼 추가 적립하도록 한 제도다.
이를 토대로 KB증권이 주요 보험사들의 1분기 RBC비율에 당국의 완충안을 적용한 결과에 따르면 RBC비율이 평균 24.4%포인트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5개 손보사 기준 RBC비율은 190.6%에서 27.7%포인트 상승한 218.3%로 나타났다. 7개 생보사 평균으로는 181.6%에서 203.6%로 22.0%포인트 상향된다.
개별사별로 보면 대부분의 보험사가 감독당국의 RBC비율 권고치인 150%를 상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선 감독당국 권고치를 하회하던 한화손보(122.8%→188.3%)와 DBG생명(108.5%→170.1%)은 기준을 넘어서게 된다. 이외 ▲삼성화재 271.8%→298.3% ▲DB손보 188.7%→197.0% ▲현대해상 190.7%→199.9% ▲메리츠화재 178.9%→208.1% ▲삼성생명 246.1%→272.8% ▲한화생명 160.0%→194.1% ▲동양생명 190.3%→207.4% ▲신한라이프 256.3%→265.2% ▲하나생명 171.1%→189.3%까지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DB생명은 완충 방안을 적용해도 1분기 기준 RBC 147.0%로 나타났다.
KB증권은 "이 결과는 보험사가 공시하는 매도가능증권 계정의 채권 평가손익만 반영했기 때문에 보완 방안을 실제 적용한 뒤 RBC비율 개선 효과는 수치대비 더 클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2분기 보험사들의 RBC 비율은 모두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며 커버리지 보험사 평균 기준으로 16.9%포인트 상승 효과가 있다고 추정한다"고 부연했다.
다만 이번 정부의 RBC 급락에 대한 완충 조치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 IFRS17과 K-ICS 도입의 당초 목적이었던 정확한 자본 보유 상황 측정이 희석됐다는 비판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새회계제도에 헛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당국의 기조에 맞춰 회계를 관리해 온 우량 보험사들과 관리가 안된 보험사 간 변별력이 없어졌다고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당국은 보험사들의 숨통을 틔어줌과 동시에 자본여력이 낮은 보험사에는 자본확충을 통한 근본적인 건전성 제고를 권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내년 보험사의 리스크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신(新)지급여력제도가 도입될 예정인 만큼, 금융당국도 계량영향평가를 지속적으로 실시하여 자본여력이 낮은 보험사에 대해서는 유상증자 등 자본확충을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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