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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벤츠코리아의 '오만과 편견'

오피니언 기자수첩

벤츠코리아의 '오만과 편견'

등록 2022.07.20 09:36

수정 2022.07.20 10:07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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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r
지금 부산 벡스코에선 국제 모터쇼가 한창입니다. 4년 만에 재개된 행사에 완성차 메이커들의 참여가 저조하다보니 "볼거리가 없네","위상이 쪼그라 들었네" 등 개막 전부터 말들이 참 많았는데요. 막상 열린 지금, 전시장은 넘치는 관람객들로 인사인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부산에서 처음 열리는 '빅 이벤트(BIg Event)'인데다 글로벌 메이커들의 신차가 잇따라 공개된다는 소문에 부산 주민은 물론 외지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분위기를 띄우고 있는 건 현대자동차와 BMW입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6를, BMW는 i7과 뉴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 등의 신차를 연이어 공개하면서 많은 이목을 끌고 있는데요. 두 회사는 이번 행사를 위해 사장단은 물론 홍보 마케팅 임원진까지 총동원시키고 있습니다. 그만큼 이번 모터쇼에 진심을 다 하고 있는 모습인데요.

사실 현대차나 BMW 정도면,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프로그램이나 요즘 대세인 'CES(국제 전자제품 박람회)' 등을 통해 얼마든지 신차 홍보에 나설 수 있는 메이커들이죠. 그럼에도 굳이 지역 모터쇼에서 신차를 공개한 건 국내 자동차 시장을 대표하는 국산·수입 브랜드로서 지역 사회에 대한 투자 그리고 고객에 대한 보답과 소통의 차원이라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토마스 클라인(Thomas Klein) 대표가 이끄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벤츠코리아)의 모터쇼 불참은 여러모로 많은 아쉬움을 남깁니다. 특히 경쟁사인 BMW가 이번 행사에서 보여주고 있는 진정성 있는 행보들은 벤츠코리아의 부재를 더욱 불편하게 하고 있습니다.

BMW는 이번 모터쇼에서 i7과 뉴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 외에도 미니 브랜드와 BMW 모토라드 모델을 포함해 무려 21개의 차종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세부 모델로는 전기차는 i7, iX M60, i4 M50을 내놓고 고성능 브랜드 M과 관련해선 뉴 M850i xDrive 그란 쿠페, 뉴 M240i xDrive 쿠페, 뉴 M4 컴페티션 컨버터블 M xDrive, 뉴 X3 M 컴페티션 등인데요.

그 중에서도 미니의 JCW 차량을 소개할 땐 글로벌 홍보대사 '쿠퍼 카 컴퍼니(Cooper Car Company)'의 설립자이자 미니의 몬테카를로 랠리의 우승을 이끈 레이싱 선구자 존 쿠퍼의 손자인 찰리 쿠퍼가 등장해 미니 일렉트릭 페이스세터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꽤 더운 날씨인데도 찰리 쿠퍼는 두꺼운 카레이싱 복까지 입고 나와 미니 일렉트릭 페이스세터의 디자인과 기능에 대해 아주 구체적으로 설명했는데요. BMW가 이번 행사, 아니 한국 시장에 얼마나 진심인지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벤츠코리아는 이번 모터쇼 어디에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행사장 밖 주차장에서나 벤츠를 실컷 볼 수 있는데요. 그렇게 많은 부산 지역 주민들이 벤츠를 애용하고 있음에도 정작 벤츠는 그 지역 행사를 외면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함이 큽니다.

그저 행사에 투입되는 수십억원의 비용을 불참 이유로 대기엔 '르쌍쉐(르노코리아·쌍용차·쉐보레)'가 아닌 터라 이해 받기도 어려워 보입니다. 현대차와 BMW 역시 돈이 남아 돌아 행사에 참여한 건 아닐테니 말이죠. 게다가 벤츠는 현재 무한 연기된 '2022 베이징 모터쇼'에 당초 참석하기로 한 바 있습니다. 한국 시장을 대하는 벤츠의 태도에 오만함이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외국계이긴 하나 국민 브랜드로서, 한국 고객들이 보내 준 사랑 만큼 지역 사회에 보답하는 것은 벤츠의 당연한 도리이자 의무입니다. 더욱이 벤츠는 최근 일부 모델에 한해 업그레이드 후 계속되는 오작동 사태에 고객들에게 해명이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4년 새 확 바뀐 자동차 트렌드 속에서 벤츠의 미래차 전략을 제시하는 시간과 공간도 필요한 차였습니다. 그러기엔 모터쇼만한 '소통의 장(場)'도 없을 텐데요. 이를 불참한 건 도리와 의무, 해명과 스킨십을 거부하겠다는 '오만함'으로 읽혀집니다.

오만은 결국 고객들의 편견으로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전기차 시대로 접어들면서 내연기관 브랜드에 대한 막강한 고객 충성과 견고한 시장 점유율은 결국 모래성에 불과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뉴스웨이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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