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레드 축소에 정기보수 기회손실, '래깅효과'도실적 컨센서스 일제히 하향조정, 영업익 97% 감소주주환원 위한 반기배당 올해 도입, 실적악화 무산상반기 바닥 다진 만큼, 하반기 점진적 회복 가능성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를 통해 이달 보고서를 낸 증권사 6곳의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롯데케미칼의 2분기 예상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약 19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5940억원 대비 96.7%, 직전 분기 826억원보다 76.2% 하락한 수치다.
증권사들은 롯데케미칼 실제 실적이 컨센서스를 크게 밑돌 것이라고 판단하며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실제 지난달 698억원이던 컨센선스와 비교하면 70% 넘게 빠졌다. 한국투자증권은 롯데케미칼 영업이익을 540억원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절반 수준인 222억원으로 재조정했다. NH투자증권은 500억원에서 280억원으로, 신한금융투자는 754억원에서 92억원으로 대폭 축소했다.
반면 이 기간 매출은 5조3709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파악된다. 전년 동기 달성한 4조3520억원보다 23.4% 가량 오르면서 외형 성장을 일군 것이다.
롯데케미칼의 이 같은 실적은 제품 수요가 크게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국 봉쇄조치 장기화에 따른 수요 부진과 유가 상승으로 주요 제품 스프레드(마진)는 축소됐고, 여수공장 정기보수로 기회손실이 발생했다. 여기에 1분기에 높은 가격으로 매입해 둔 납사 가격이 반영되는 래깅효과(원재료 투입 시차효과)가 부정적으로 반영됐다.
이미 앞선 1분기에 적자를 낸 올레핀 부문은 영업손실폭이 확대됐고, 말레이시아 자회사인 LC타이탄은 적자전환한 것으로 관측된다. 아로마틱 부문과 미국 자회사 LC USA의 경우 전분기 대비 소폭 이익이 줄었지만 흑자기조는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대산공장 폭발 사건으로 역대 최악의 해를 보낸 바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하락이 발생한 데 더해 대산공장 가동은 약 9개월간 중단됐다. 롯데케미칼은 이 여파로 그해 1분기 2012년 2분기 이후 31분기 만에 86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하지만 서서히 경영환경을 회복해 갔고, 작년 1분기에는 전년 한 해 영업이익을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내는데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연간 매출 18조1205억원, 영업이익 1조5356억원을 달성하며 실적 정상화에 성공했다. 결산 배당금으로는 보통주 당 8300원, 총 2845억원을 지급했다. 별도 당기순이익의 34%를 배당금으로 나눈 것이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올해부터 2024년까지 3년간 연간 배당성향의 30%를 지향하겠다는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했다. 매 반기마다 중간배당을 실시하겠다는 방침도 그 일환이다. 계획대로라면, 이맘때 중간배당을 위한 주주명부 폐쇄를 공시해야 한다. 하지만 롯데케미칼은 시황 악화와 대외 경제 불확실성 확대를 이유로 첫 도입 예정이던 중간배당을 건너뛰기로 했다. 대신 배당성향 30% 기조는 그대로 유지해 기말배당에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 실적이 상반기에 저점을 다진 만큼, 하반기부터 반등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내다본다. 향후 중국이 고강도 봉쇄 조치를 완화할 경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의견이다. 다만 더딘 수요 회복과 고유가 추세 등 동시다발적 악재가 여전히 맞물려 있는 만큼, 단기간 내 극적인 업황 회복을 기대하긴 힘들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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