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철강사 아르셀로미탈에 2.9조 매각 추진'2조 투자' 동국제강, 8500억 확보...1조+α 손실 전망철강 수요 둔화 국면 대비...안정· 유동성 확보 포석 차원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국적 세계 2위 철강사 아르셀로미탈(ArcelorMittal)은 최근 브라질 CSP 지분 100%를 22억달러(한화 2조8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아르셀로미탈은 "이번 인수로 북미·남미 시장에서 판매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며 "장기적으로 제품 생산량을 늘리고 열연·냉연강판 제품 공정도 추가로 확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인수 계약은 브라질 독점당국의 승인 등을 거쳐 올 연말 확정될 예정이다.
브라질 북동부 세아라주(Ceara)주 뻬셍 산업단지에 있는 브라질 CSP는 포스코와 동국제강과 브라질 현지 최대 철광석 브라질 발레가 공동 투자한 곳이다. 자본금 24억달러, 차입금 30억달러 등 총 54억달러가 투입된 초대형 프로젝트로, 2016년 준공했다. 첫 투자 당시 지분율은 발레 50%, 동국제강 30%, 포스코 20%로 분산돼 있지만 모든 투자와 지급보증은 동국제강이 주도했다.
동국제강이 브라질 CSP 설립 자본금과 차입금을 합쳐 투입한 금액은 약 16억달러(2조원). 매각 대금 22억 달러가 지분율에 따라 나눠지게 되면 동국제강은 30%인 6억 6000만달러(한화 8500억원)을 건지게 된다. 사실상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브라질 CSP는 동국제강에게 제철소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전기로만 있던 동국제강은 이 CSP를 통해 고로 제철사로 거듭났다. 동국제강의 고로 보유는 고(故) 장경호 창업주부터 장선태 선대 회장, 장세주 현 회장까지 3대(代)에 걸쳐 이어진 숙원 사업이기도 했다.
게다가 CSP제철소는 완공 5년 만인 지난해 처음으로 6500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수익원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헤알화 가치 상승에 따른 외화부채 환산이익이 반영되면서 3900억원의 순이익이 발생했다. 동국제강의 보유 지분이 30%라는 점을 고려, 지분법이익 1224억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는 동국제강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 2726억원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그럼에도 동국제강이 손해를 보면서까지 브라질 CSP 매각을 결정한 데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철강 업황이 둔화되면서 위기감이 고조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 확보도 중요하지만, 변동성이 큰 해외 법인 리스크를 최소화 해 사업 안정성과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철강 업계는 하반기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판가 인하와 철강업 둔화에 따른 수요가 맞물려 철강사들의 수익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포스코가 최근 비상경영을 선언하며 현금 중심 경영에 들어간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동국제강 또한 지난 7월 중국 법인 DKSC(Dongkuk Steel China)의 지분 90%를 중국 강음 지방정부에 매각했다. 수익성 저하 사업을 정리해 현금을 최대한 확보하고, 고부가가치 컬러강판 등 수익성 확보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DKSC 매각으로 970억원의 현금이 유입되면서 동국제강은 연결 손익 개선과 400억원 규모의 차입금 지급보증부담을 해소했다.
동국제강은 브라질 CSP 지분 30% 매각을 통해 6억6000만달러의 현금을 확보하게 되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동국제강은 부채비율 100% 이하로 낮아질 전망이다.
한편 동국제강은 오는 12일 이사회를 열어 CSP제철소 지분 매각안을 확정 지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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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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