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에 오프라인 매장 '프레딧샵' 오픈'프레시 매니저' 유통망 활용한 물류 사업 진출카카오엔터프라이즈 손잡고 풀필먼트서비스 준비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y는 최근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 신규 판매 채널 '프레딧샵'을 오픈했다. 프레딧샵은 24시간 운영하는 무인 매장이다. hy가 팝업스토어 형태가 아닌 정식 오프라인 매장을 낸 것은 프레딧샵이 처음이다. 프레딧샵은 평소 프레시 매니저 대면이 어려웠던 고객들과 접점을 넓힐 목적으로 기획됐다.
프레딧샵에서는 hy의 1400여개 취급 품목 중 유제품, 밀키트, 샐러드 등 인기가 높은 200여 개 제품을 엄선해 판매한다. 결제는 셀프 키오스크를 통해 고객이 직접 하면 된다.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는 신용카드, 안면인식 후 출입이 가능하다.
프레딧샵은 프레시 매니저 수입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매장 진열과 관리를 프레시 매니저가 돌아가며 담당하고 판매 금액에 따른 수수료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hy는 종합유통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사실 hy는 야쿠르트를 필두로 유제품, 발효유 등 제품으로 유명하지만, '프레시 매니저'라는 독특한 유통망을 이미 갖추고 있는 곳이다.
최근 소비 경향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속히 옮겨감에 따라 최종 고객에게 상품을 전달하는 단계인 '라스트마일' 수요가 증가한 것은 hy에게 기회가 됐다. 이미 600여개 물류거점과 냉장카트를 활용한 전국 단위 콜드체인 배송망을 보유 중이기 때문이다.
hy는 사업 전반에서 디지털 전환을 준비해왔다. 그 첫 결과물로 내놓은 것이 지난 2020년 론칭한 온라인 통합 플랫폼 '프레딧'이다. 프레딧은 전국 1만1000명의 프레시 매니저가 배송비 없이 무료 배송해주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hy는 프레시 매니저를 활용한 물류대행서비스를 선보이며 물류시장에도 진출했다. 지난해 7월 냉장배송 네트워크에 물류, 유통 기능을 더한 신규 서비스 '프레딧 배송서비스'를 선보인 것이다. hy는 직매입 방식으로 타사제품을 판매한 적은 있으나, 유통망을 나눠 쓰는 것은 새로운 시도였다.
hy는 풀필먼트 사업도 준비 중이다. 풀필먼트서비스 또한 온라인 시스템과 오프라인 물류시스템이 모두 구축돼야 제공 가능하다. hy 통합 IT시스템 구축을 위해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손을 잡았다. 지난해 말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5만2084주를 취득했다. 총 100억원을 들여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신주를 인수한 것이다.
이후 올해 5월 hy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Kakao i LaaS'를 통해 프레딧 배송서비스 본격화에 나섰다. Kakao i LaaS는 높아진 물류 수요에 맞춰 화주와 회원사를 매칭해 주는 AI기반 물류 생태계 플랫폼이다.
회원사는 다수의 화주에게 자사 물류 서비스를 노출할 수 있어 사업 확장의 기회가 된다. 화주사는 상품 특성에 맞는 배송사를 선택 가능해 효율적이다. 시스템은 카카오만의 노하우를 더해 판매부터 주문, 창고관리까지 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모바일을 통한 연결성도 강점이다.
Kakao i LaaS 결합 시 일평균 물류 처리 건수는 2만건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늘어날 물류를 대비해서는 충남 논산에 신규 풀필먼트센터를 신축하고 IT를 결합한 통합물류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 풀필먼트센터는 내년 완공 예정이다.
이처럼 hy가 신사업 발굴에 힘쓰는 이유는 실적 정체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5년간 hy 별도재무제표를 보면 매출액은 1조원 초반대를, 영업이익은 1000억원 초반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크게 떨어지지도, 크게 오르지도 않는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hy 관계자는 "프레딧 온라인몰의 경우 매출액이 1000억원 정도로 식품업계 자사몰 기준으로 보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오프라인 매장은 프레시매니저나 온라인몰에 접근이 어려운 소비자들을 위한 공간으로 추후 매장 내에 게임존 등 여러 체험 공간으로 꾸며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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