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의 대중문화전문지 '롤링스톤'이 역대 최고의 TV 프로그램 100선을 꼽은 바 있는데요. 영어권 프로그램이 대상일 수밖에 없는 가운데, <오징어 게임>이 비영어권으로는 유일하게 리스트에 등장해(95위) 그 인기와 위력을 실감케 했습니다.
그렇다면 톱 10에는 어떤 작품들이 있을까요? 먼저 10위부터 6위입니다.
10위에는 커리어우먼의 직장생활과 일상을 다룬, 시대를 살짝 앞선 느낌의 시트콤 <매리 타일러 무어 쇼>가 선정됐습니다. 9위로는 래퍼 도날드 글로버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미국의 코미디 드라마 <애틀란타>가 꼽혔지요. 시즌이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이어 치어스라는 바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엮은 80년대 대표 시트콤 <치어스>가 8위, 1960년대 광고산업의 중심지였던 매드슨 거리와 업계 사람들을 그린 <매드맨>은 7위에 놓였습니다.
6위는 코미디언 제리 사인필드의 실제 삶을 다룬 시트콤 드라마 <사인필드>의 자리. "인간 조건의 문제를 유머를 통해 보여준다"는 극찬을 받은 바 있습니다.
이어 5위 이상의 TV 프로그램입니다. 보다 익숙한 제목들이 눈에 띄는데요.
동명의 1인 연극이 원작인 블랙 코미디 '영드' <플리백>이 5위. 톱 10 안에 든 작품으로는 유일하게 미국산이 아니었습니다. 플리백은 '더러운 몰골을 한'이란 뜻으로, 자기혐오로 가득 찬 여성이 주인공입니다.
4위는 마약·갱스터부터 사회문제까지 조망한, 역대 최고의 TV 시리즈로도 곧잘 꼽히는 <더 와이어>가 차지했습니다. 극단적 리얼리티를 추구한 탓에 재미 면에서 불호를 말하는 이들이 일부 있지만, 자체로 걸작 드라마임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지요.
우리한테도 잘 알려진 걸작 미드 <브레이킹 배드>는 3위로 꼽혔습니다. 캐릭터 설정과 대립 빌드업, 완벽한 기승전결 구성이 돋보이는 범죄 스릴러물로 에미상만 16회 수상했습니다. 스핀오프 시리즈인 <배터 콜 사울> 역시 찬사를 받으며 최근 시즌을 모두 종료한 바 있습니다.
2위는 미국 방송 중 시트콤·애니메이션 부문 최장수 프로그램이기도 한 <심슨 가족>의 자리. '정상성'을 강조하는 이분법적 사회, 정치 및 내셔널리즘 등에 대한 풍자 기반의 애니메이션으로, 문화비평가 에릭 애덤스는 <심슨 가족>을 일컬어 "텔레비전 최고의 업적"이라 칭했지요.
마지막으로 이 대단한 시리즈들을 제치고 1위로 선정된 프로그램은?
1위는 한 가정의 가장이자 마피아 부두목인 투니 소프라노의 이야기를 담은 <소프라노스>입니다. 생활인으로서의 마피아라는 설정, (<대부>로 상징되는) 마피아물의 클리셰와 정서를 비트는 예측 불가능성 등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는데요.
시청자와 평단 모두에서 극찬을 받은 드라마로, 최고의 TV 시리즈 리스트에서 1위 자리를 거의 놓치지 않을 만큼 웰메이드로는 이미 유명합니다. BBC는 <소프라노스>를 일컬어 "TV 전성기 시대의 빅뱅", "우리가 영원히 이야기할 혁명적 존재"라며 추켜세우기도 했지요.
이상 롤링스톤이 선정한 역대 최고의 TV 프로그램을 10위부터 1위까지 살펴봤습니다. 우리가 즐겨 본 드라마들이 눈에 띄어 반가웠는데요.
어떤가요? 오늘 소개한 작품 중 여러분은 어떤 걸 가장 인상 깊게 봤나요? 혹은 이 드라마는 톱 10 안에 들어야 하는데! 싶은 여러분만의 인생작이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뉴스웨이 이성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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