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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미매각·금리 리스크'에...한온시스템, 2500억원 조달 재검토

'회사채 미매각·금리 리스크'에...한온시스템, 2500억원 조달 재검토

등록 2022.10.17 14:37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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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억 회사채 발행 취소...수요예측 미매각·금리 리스크 영향고금리 기조에 우량 기업들 회사채 수요예측서 줄줄이 미매각수요 확보해도 발행금리가 천정 부지...AA-급 기업 금리 연 5%조달 비용 확대 우려...한온시스템 차환시 최대 연 3%p 이자부담 가중

출처=한온시스템 홈페이지 캡처출처=한온시스템 홈페이지 캡처

세계 시장 점유율 2위 자동차 열 관리 업체 한온시스템이 자금 조달 계획을 재검토한다. 당초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타진했으나 천정부지로 치솟은 금리에 조달 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단기 내 재추진 가능성도 있지만, 고금리 기조가 적어도 연말까지는 이어질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발행 일정을 내년으로 미루거나 기업어음(CP)나 대출 등 금리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조달 루트를 찾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온시스템은 최근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취소했다. 당초 지난 달 29일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이달 11일 회사채를 최종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없던 일이 됐다. 한온시스템은 수요예측 흥행 시 최대 4000억원까지 증액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증액은커녕 1원도 조달하지 못했다.

연일 치솟는 금리에 수요예측 미매각 리스크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한온시스템은 AA-등급의 우량기업으로 저금리의 회사채 발행이 가능하다. 그러나 최근처럼 금리가 천정부지로 오르는 상황에서 우량은 물론 초우량 기업도 높은 신용등급이 큰 메리트가 되지 못하고 있다. 한온시스템이 신용등급이 동일한 SK리츠의 경우 지난달 3000억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절반의 미매각 물량이 발생했다. SK렌터카(A+·안정적/A0·긍정적)는 800억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희망금리 밴드 상단을 70bp까지 열어두고도 주문을 다 채우지 못했다.

더 큰 걱정은 조달 금리다. AA-등급만 해도 발행금리가 연 5%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앞서 회사채를 발행한 AA등급의 CJ제일과 GS에너지만 해도 3년 만기 물을 모두 5%에 달하는 고금리로 발행했다. 이 경우 기업들의 이자부담은 더 확대될 수밖에 없다.

한온시스템의 이번 자금 조달 목적이 내년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를 차환하기 위해서라면 연 3%p 수준의 금리 부담이 생겨난다. 한온시스템은 내년 46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찾아온다. 이들의 평균 금리는 2.11%. 14일 기준 AA-급 5년물 민평금리가 5.44%인 점을 감안하면 이자 비용은 3.3%p 더 늘어난다. 한온시스템의 경우 7년물도 검토했는데 이 경우 연 6% 금리 발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단 한온시스템은 지난달 회사채 수요예측을 미루면서 발행 일정 자체를 10월 중순으로 연기한 상태다. 유동성 확보가 시급할 경우 단기 내 다시 추진할 수도 있으나 현재로선 '미매각 및 금리 리스크'를 감당해야 하는 만큼 발행 일정을 최대한 미룰 것으로 예상된다. 다행히 한온시스템은 올해 하반기 갚아야 만기 회사채가 없어 당장의 채무 상환 부담은 크지 않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진다면 한온시스템의 연내 회사채 발행은 불투명하다. 지난 14일 나이스신용평가는 한온시스템의 회사채 미발행을 이유로 앞서 본평가를 통해 제시한 AA-(안정적)의 신용등급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한온시스템은 회사채 발행을 위한 본평가를 다시 받아야 한다.

연말까지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경우 회사채 기관투자자들의 조기 '북클로징' 가능성도 높아 내년께나 발행을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4일 '국고채 3년물 금리'와 '회사채 3년물(AA- 등급) 금리'는 각각 4.207%, 5.320%로 신용 스프레드는 1.113%p에 이른다. 지난달 9월30일에는 1.094%p에서 확대됐다. 12년 만에 1.100%를 목전에 두고 있는 것이다. 신용 스프레드가 커졌다는 것은 회사채와 같은 크레디트물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뜻으로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 적신호가 켜졌단 얘기기도 하다.

이 경우 기업 대출이나 장기 CP 등을 고려할 수도 있다. 한온시스템은 차입금 대부분인 은행 차입금으로 구성 돼 있다. 2022년 6월 말 기준 단기성 차입금은 1조 2199억원. 이 중 금융회사 단기성 차입금이 1조 1167억원이다. 만기 연장이나 차환을 통해 조달 가능하다. 장기 CP를 통한 조달원 다변화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한온시스템은 최근 수년간 설비투자와 마그나사업부문 인수에 약 1조 4000억원 등을 소요하면서 재무 안정성이 크게 저하돼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회사의 부채비율과 순차입의존도는 241.9%, 32.3%로 재무부담이 다소 높은 수준이어서 차입금 관리가 필요하다 지적이다.

뉴스웨이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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