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당사 압수수색에 울먹이며 "퇴행하는 민주주의 지켜달라"

"국감 도중 야당 중앙당사 침탈···참혹한 일"

박홍근 "협치 끝났다···윤 대통령 반성해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민주연구원에 대한 검찰 압수 수색이 진행 중인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던 중 잠시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검찰의 민주당사 압수수색에 "국정감사 도중에 야당의 중앙당사 침탈이라고 하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 정당사에 없던 참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지고 있는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 들어서며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며 "비통한 심정으로 이 침탈의 현장을 외면하지 않고 지켜보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발언 도중 울먹이며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국민 여러분께서 이 역사의 현장을 잊지 마시고 퇴행하는 민주주의를 꼭 지켜주시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앞서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검찰의 민주당사 압수수색에 "상식적으로 납득을 하기가 조금 어렵다"며 "이제 정치는 사라지고 지배만 하겠다. 지배만 남은 거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도의는 사라지고 폭력만 남은 것 같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드디어 특검을 거부하는 세력이 나타난 것 같다. 이미 당시 작년에도 저는 분명히 특검을 하자고 했는데 국민의힘에서 '이것 빼자, 저것 빼자, 이것만 하자, 저것만 하자' 조건들을 붙여서 실질적으로는 반대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에서는 찬성하는 척하면서 뒤로는 반대해놓고 오히려 상대방이 반대하는 것처럼 덮어씌우기를 하는, 덮어씌우기 신공이 그들의 전략인 것 같다. 이번에는 그러지 마시길 바란다"며 '대장동 특검'을 재차 제안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어 검찰의 야당 당사 압수수색을 규탄하며 정부·여당과의 협치 종료를 선언했다. 진행 중인 국정감사도 일단 연기한 상황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저희로서는 이제 협치는 끝났다고 생각한다"며 "야당을 압살하는 윤석열 정권에 강력히 항의하고 규탄할 수밖에 없다. 이 모든 것을 진두지휘하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을 겨냥해 "나와 무관하다고 얘기할 것이 아니라 국정감사를 방해하고 여야 협치를 파기하고 민생을 내팽개친 채 오로지 낮은 지지율 만회에만 혈안이 된 윤석열 대통령을 반성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오는 25일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을 보이콧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입만 열면 협치를 이야기하지만 협치는 없고 온갖 협박만 난무한다"며 "국회 '이XX'라고 욕해놓고 무슨 염치로 국회에 오겠다는 것인가. 무슨 염치로 연설을 하겠다는 것인가"라며 "대통령에게 비속어 대상이 된 민주당은 그냥 넘어갈 수 없다.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전면 거부를 당의 총의로 불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다시 열어 잠정 연기를 선언한 국정감사 복귀, 대통령 시정연설 참석 여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