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종합국감서 "고물가 최선의 수단으로 대응"전날 발표한 정부 50조원 공급에 "물가에 직접적 영향 없어"다만 유동성 확대 엇박자 날 수 있어 고민 깊어질 듯
이창용 총재는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우리나라 고물가 문제를 두고 "온 국민에게 고통을 가져온다"면서 "최선의 수단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 10월 정점론을 두고 "물가가 10월에 정점일지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전제가 있다"며 "최근 물가가 다시 오르고 있는데 이는 환율의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환율(원화) 절하를 막기 위해선 여러가지를 해야 하는데 코스트(비용)가 크다"며 "이자율을 무조건 계속 올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환율은 국제금융시장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쏠림현상을 막고 긴축 정책으로 물가를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물가 상승이 온 국민에게 고통을 가져오는 것이 맞다. 저희가 가진 수단으로 최선의 대응을 하겠다"고 했다.
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정부가 단기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공급키로 한 50조원 넘는 돈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제 발표한 정책은 미시정책으로 금융 안정을 시도한 정책이고 거시적으로는 한은이 직접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어서 물가에 직접적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와 한은은 지난 23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회사채 시장과 단기 금융시장 불안 심리 확산 및 유동성 위축을 방지하기 위해 50조원+알파 규모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정부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은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20조원을 비롯해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프로그램 16조원, 유동성 부족 증권사 지원 3조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주택금융공사 사업자 보증지원 10조원 등으로 운영된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리는 상황에서 정부가 유동성을 공급해 정책에 엇박자가 났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이러한 내용 발표 이후 "자금시장 안정 방안은 최근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중심으로 신용 경계감이 높아진 데 대한 미시 조치라서, 거시 통화정책 운영에 관한 전제조건이 바뀌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거시경제 차원에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을 줄이기 위해 당분간 기준금리를 올려 유동성을 줄이는 통화정책 기조는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때문에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당장 은행권의 적격담보증권 확대와 금융투자협회의 금융안정특별대출 요청 등에 답을 내놔야 한다. 오는 2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를 논의한다. 시장에서는 직접 유동성 공급 없이 '핀셋' 지원이 가능한 적격담보대출 확대는 허용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문제는 금융안정특별대책이다. 금융안정특별대출은 한은이 대출을 통해서 유동성을 늘린다는 점에서 기존 통화정책 방향과는 맞지 않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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