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건희 회장, 수원 선영서 2주기 추도식...경영진 300명 찾아이재용 부회장, 관심 모은 '뉴삼성' 메시지 없이 고인 기려향후 행보 주목···이사회·창립기념일 맞물려 회장 승진 기대감각계 전투 중인 계열사, 멈춰 있는 투자···컨트롤타워·M&A 관심
추도식은 이날 오전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가족 선영에서 열렸다.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가족들은 10시 47분경 도착해 고인을 추모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사장단도 추도식에 참석했으나 가족들과 시차를 두고 방문했다.
이 부회장은 1주기 추도식에서 "고인에게 삼성은 삶 그 자체였고 한계에 굴하지 않는 '과감한 도전'으로 가능성을 키워 오늘의 삼성을 일구셨다"며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이웃과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가자"고 했다. 2주기에는 '뉴 삼성'과 관련된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기대됐으나 별도의 발언 없이 30분 가량 머물다 선영에서 빠져나왔다.
2주기 추도식을 마무리하면서 향후 이 부회장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오는 27일 열리는 삼성전자 이사회와 내주 창립기념일(11월1일)까지 맞물리면서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이 초미의 관심사다. 이번 이사회는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을 의결하기 위해 개최되나 회장 취임은 주주총회가 열리지 않더라도 가능해 이사회에서 어떤 방안을 논의할지 주목되고 있다.
주력 사업의 업황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 부회장의 '뉴 삼성' 메시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부진과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등 매크로(거시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소비심리까지 위축되면서 3분기 약 10조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1.73% 급감한 수치로 3년 만에 역성장이 예고된 상태다.
재계에서 주목하는 '뉴 삼성' 메시지는 그룹의 컨트롤타워 부활과 대형 인수합병(M&A) 등이다. 앞서 지난 12일,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삼성의 사업과 전략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부활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당시 이 위원장은 정례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인 신념으로는 (삼성에)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삼성은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미래전략실을 해체했다. 이후 삼성전자를 비롯한 각 계열사는 '각계 전투' 식으로 회사를 운영 중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글로벌 경영환경 속에서 계열사 및 사업별로 효율적이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통합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2017년 전장기업 '하만' 인수 이후 멈춰 있던 M&A도 관심사다. 삼성전자가 하만 인수 이후 처음으로 M&A를 언급한 건 지난해 1월이 처음이다. 당시 사측은 "3년 내 의미 있는 규모의 M&A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한종희 부회장은 M&A와 관련해 "조만간 좋은 소식이 나올 것"이라고 했으며 경계현 대표도 "M&A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지난 4일엔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 인수 논의를 위해 이 부회장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회동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대감을 크게 높였다. ARM은 반도체 설계도를 그리는 기업이다. 전 세계 스마트폰 90% 가량이 ARM의 설계로 만든 반도체를 사용한다.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ARM을 인수할 경우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 입지를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는 12월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을 마치고 나면 내년 사업을 준비하고 점검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전략회의 전후로 제2의 신경영 선언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jojolove7817@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