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값 인상에도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에 호실적LG엔솔, 분기 최고 매출···'리콜비' 작년 3Q와 달리 흑자'고수익 전략' 삼성SDI 사상 최대, 영업이익률 두 자릿수SK온, 매출 2兆 진입···손실 대폭 축소, 내년 흑자 가시화
3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은 지난 3분기에 각각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불구, 글로벌 전기차 시장 급성장에 덩달아 외형성장을 일군 것. 우선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에 매출 7조6480억원, 영업이익 522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매출은 89.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작년 3분기에는 제너럴모터스(GM) 전기차 '볼트' 리콜에 따른 충당금으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전분기와 비교해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0.8%, 166.8% 성장했다. 영업이익률은 6.8%로 집계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실적에 대해 "상반기 대비 유럽과 북미 고객사 수요가 개선되면서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이 증가했다"면서 "북미 전력망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제품 공급이 본격화되고, IT 신모델 수요 대응으로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매출 성장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린 것은 물론, 메탈가 등 주요 원가 상승분은 판가 인상에 반영됐다. 여기에 생산성 향상이 이뤄지면서 전 제품군의 수익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수출 비중이 높은 만큼, 달러 강세의 우호적인 환율 환경도 호실적에 기여했다.
삼성SDI는 이 기간 매출 5조3680억원, 영업이익 5659억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6.1% 늘었고, 영업이익 역시 51.5% 확대됐다. 전분기와 비교해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3.2%, 31.9%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0.5%로 배터리 3사 중 가장 높았는데, 가장 보수적인 투자기조를 유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대형 전지의 경우 수요 둔화 우려가 존재했지만, 프리미엄급 전기차의 견조한 수요가 지속되면서 고부가 제품의 판매가 늘었다. ESS도 원자재 상승분이 판가에 반영됐고, 유럽향(向) 판매가 증가하면서 수익성을 제고했다. 소형 전지 역시 고부가제품 중심의 사업을 전개하며 실적 성장에 한 몫했다.
SK온 역시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지난해 10월 SK이노베이션에서 물적분할한 SK온이 분기 매출 2조원 벽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년 동기 대비 168.6% 성장했고, 전분기 보다도 70.4% 커졌다. 다만 영업적자는 1346억원으로 여전히 손실을 내고 있다. 전년 대비해서는 적자폭이 확대됐지만, 지난 2분기 대비해서는 절반 넘게 축소됐다.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 6%로 나타났다.
SK온은 미국과 유럽 신규 공장 안정화에 따라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매출이 크게 늘었다. 또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판가 조정 협의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주목할 점은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이 94억원으로, 분기 첫 흑자를 달성했다는 점이다. 순수 영업활동으로 발생하는 영업이익을 의미하는 EBITDA는 기업의 현금창출능력을 보여준다.
배터리 3사의 실적은 당분간 글로벌 시장 성장세와 맞물려 고공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IRA(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도 기대감을 고조시키는 요인이다. 증권가에서 이들 업체의 4분기 실적을 줄줄이 상향 조정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시장에 집중한 사업 전략을 펼치고 있다. GM과 스텔란티스, 혼다 등 제조사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한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현지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JV는 투자비를 절감할 수 있는 동시에 장기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업계에서는 현재 한 자릿수 수준인 북미 물량 비중이 2025년께 40%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삼성SDI는 고부가 제품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수익성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대형 전지의 경우 전통적 성수기인 4분기에 접어든 만큼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반도체 수급 불균형 문제가 해소되면서 고수익 기조를 이어가는 한편, ESS 전지는 신재생에너지 시장 확대로 수익성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형 전지는 전기차향 고객사 다변화에 따른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
SK온은 미국 2공장과 중국 옌천 공장 2동 등 신규 공장 증설 등으로 매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SK온 공장들의 가동률이 점진적으로 올라가는 만큼, 출하량 증가와 수율 개선으로 마진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판가 조정 협의 등 수익성 개선 노력이 더해진다면, 2023년 200억원대 안팎의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란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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