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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또 떨어진 RBC비율···가파른 금리인상에 보험사 '한숨'

금융 보험

또 떨어진 RBC비율···가파른 금리인상에 보험사 '한숨'

등록 2022.11.04 06:00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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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생명 RBC 107.3%···감독기준 턱걸이DGB생명 113%·한화생명 157% 전분기比 ↓업계 "급격 금리인상에 따른 일시 회계 현상"금융위, 한시적 유동성 규제 완화 조치 진행

그래픽=박혜수 기자 hspark@그래픽=박혜수 기자 hspark@

급격한 금리인상에 채권 가치가 계속 하락하면서 생명보험사들의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생보사들의 3분기 RBC비율(지급여력비율)이 전분기 대비 하락했다. NH농협생명은 지난 분기보다 77.3%포인트 하락한 107.3%로 집계돼 금감원의 제재 기준선(100%)을 간신히 넘겼다. DGB생명은 전분기 대비 52.7%포인트 떨어진 113.1%, 한화생명은 같은 기간 10.6%%포인트 하락한 157%로 금융당국 권고치(150%)를 겨우 넘어섰다.

이는 최근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인상되면서 보험사들이 보유한 매도가능채권 평가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앞서 NH농협생명 등 생명보험사들은 저금리 기조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만기보유채권을 매도가능채권으로 대거 전환한 바 있다.

RBC제도 하에서는 자산은 시가, 부채는 원가로 평가되기 때문에 금리 민감도가 높은 매도가능채권을 다량 보유한 경우 회계 장부상 손실이 발생하게 되는데 예상치 못한 급격한 금리 상승에 회계 장부상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NH농협생명의 경우에도 2020년 9월 만기보유채권을 매도가능채권으로 전량 변경했다. 이 영향으로 회사 가치 자체는 그대로이지만 일시적인 평가 손실이 발생해 RBC비율이 크게 하락했다. 특히 매도가능채권 평가손실액이 5조5000억원에 달해 일시적 자본잠식 상태로 돌아섰다. DGB생명도 3분기 기타포괄손익 누계액 손실 4230억원까지 늘었다. 이는 올해 1분기 손실(1895억원)대비 2배 이상 확대된 수준이다.

하지만 자본시장이 경색되면서 자금 확보는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금리가 급등한 데다 최근 레고랜드가 겹치면서 채권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31일 흥국생명은 약 4110억원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국내 후순위채 1000억원 발행 결정을 취소했다. ABL생명도 지난 9월 후순위채 1200억원을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실제 발행액은 630억원에 그쳤다. 앞서 한화생명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대규모 외화 신종자본증권 발행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다만 업계는 이같은 건전성 악화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부채와 자산 모두를 시가로 평가하는 회계제도(IFRS17) 건전성 지표인 K-ICS가 도입되면 자연스럽게 개선될 사안이라는 의미다. NH농협생명 관계자는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장부상 수치가 마이너스로 돌아섰을 뿐 실질적인 회사 가치에는 영향이 없다"며 "보험금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또다른 지표인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LAT)에서 8조원 이상 잉여액을 보유하고 있어 보험금 지급에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도 "신회계제도 시행이 코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사실상 건전성 문제는 각 사 마다 대부분 해결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금리인상 등 거시경제 상황 변화에 따른 회계상 손실이 일어나는 상황 역시 일시적인 현상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업계와 시각이 다르지 않다. 이날 금융위원회는 자금시장 경색 리스크 상황에 생명보험사의 자금 유동성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하고 나섰다. 전 보험사에 대해 유동성 자산 인정범위를 활성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만기 3개월 이상 채권 등 즉시 현금화 가능한 자산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한 것이다. 당국의 이같은 조치는 보험사 자체 재정에는 문제가 없으나, 금리 상승으로 인한 회계 장부상 착시 효과라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다.

내년부터 해결 될 문제라고 해서 보험사가 건전성 지표 개선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보험사는 금리가 높은 채권 발행 대신 5%대 확정이율을 내건 저축성 보험 판매로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금융소비자의 고금리 상품 수요와 비교적 저렴한 금리로 단기 자금 확보하려는 보험사들의 니즈가 맞아 떨어지면서, 올해 1월대비 7월 저축성보험 신계약액은 6개월만에 670% 증가했다.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당장 자금 확보를 하지 못하면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현금이 필요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라며 "실제로 채권 금리가 너무 오른 상황에서 비교적 저렴한 금리로 현금 흐름을 개선할 수 있는 여러가지 방안 중 하나가 저축성 보험 판매를 확대하는 것이고, 보험사 입장에서는 소비자 확보와 건전성 확대를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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