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회사채 발행 겹치지 않도록 조절 나서···자금경색 방지차원

채안펀드 통한 여전채 매입도 시작

은행권, 한전에 최대 3조원 규모 대출실행으로 채권줄이기 나서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 사진=이수길 기자 [e-mail]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회사채 발행주기를 조절해 채권발행이 한꺼번에 몰리지 않도록 조치할 방침이다. 자금시장의 경색을 막고, 레고랜드 자산유동화어음(ABCP) 사태와 보험업계의 신종자본증권 중도상환 연기 등으로 불거진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다.

6일 연합뉴스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이 은행, 보험, 카드, 캐피탈사 등과 연쇄적으로 시장 점검 회의를 열어 회사채 등 채권 발행 계획이 한꺼번에 몰리지 않도록 조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존에 정부가 발표한 자금시장 지원책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가장 큰 효과를 낸 것은 회사채 발행주기를 분산한 것"이라면서 "회사채나 한전채 등의 발행 계획이 몰리지 않게 하고 있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최대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펀드(채안펀드)를 통해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매입도 시작했다. 채안펀드는 통상적으로 회사채와 일반 기업어음(CP) 등 우량채를 대상으로 지원된다. 이번에는 단기 자금시장 불안해소를 위해 시장 소화가 잘 안 되고 있는 여전채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도 포함됐다.

은행권에선 한국전력에 2조~3조원 규모의 대출을 실행해 채권발행을 줄이는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한전의 대규모 채권발행으로 다른 기업의 채권이 외면 받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전의 자금조달 창구를 시중은행으로 전환해 채권시장 유동성을 개선하겠다는 것.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별로 5000억~1조원씩 한전에 대한 대출 입찰에 나설 예정"이라고 했다.

증권업계에선 자체적으로 채안펀드를 만드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대형증권사 9개사가 각각 500억원씩 출자해 총 4500억원 규모의 채안펀드를 만들겠다는 것.

한편, 다음 주부터는 단기 자금시장의 선순환을 위해 비우량채 지원을 위한 산업은행의 매입 프로그램과 한국증권금융의 자금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작업은 큰 틀에서는 합의됐으나 개별 증권사별로 사정이 달라 조율 중인 것으로 알고 있으며 이달 중순까지는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