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수혜 종료···내년 실적 하락세2024년 영업이익 올해 대비 반토막 예상GaN·SiC 등 차세대 전력반도체 분야 확대
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DB하이텍은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39.1% 늘어난 매출액 4568억원, 영업이익의 경우 83.61% 증가한 2185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2분기보다도 각각 4.8%, 2.5% 높은 수치다.
이 같은 DB하이텍의 호실적은 코로나19 이후 8인치 파운드리 공급 부족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전력관리반도체(PMIC),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등의 반도체 수요는 코로나19로 인한 가전 등의 판매가 급증하자 수요 대비 공급이 크게 부족했다. 8인치 파운드리 캐파 증설도 원활하지 않은 만큼 평균판매가격(ASP)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DB하이텍의 주력인 8인치 파운드리 호황이 내년부터 꺾일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IT, 전자산업이 경기 영향을 받고 있다"며 "코로나19 시기에 급격히 상승했던 것이 빠지는 것으로 보이며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먼저 타격을 받았고 8인치 파운드리도 영향권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8인치 파운드리 회사가 캐파를 늘리기 힘든 이유로 꼽혔던 8인치 반도체 장비 생산 중단 문제도 해결되고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8인치 수요가 좋아도 신규 장비 공급이 없어 8인치 파운드리 회사가 캐파를 늘리기 위해서는 중고 장비를 구입하는 등 소극적인 방법에 의존해야 했다"며 "최근에는 8인치 업황이 양호해 전 세계 주요 반도체 장비 회사들이 8인치 장비 생산을 재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TV와 PC 수요 둔화에 따라 DB하이텍의 주력 품목인 PMIC와 DDI의 공급 부족도 빠르게 해소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올해를 고점으로 내년부터 DB하이텍의 성장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한다.
NH투자증권은 DB하이텍의 매출액이 올해 1조7020억원을 기록한 뒤 내년에는 1조1450억원, 2024년에는 9860억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렇게 될 경우 DB하이텍은 2021년 처음으로 매출 1조 클럽에 오른 뒤 3년만에 자리에서 내려오게 된다.
영업이익도 올해 8044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뒤 내년에는 4746억원, 2024년에는 3971억원으로 반토막이 날 것으로 추정된다.
도현우 연구원은 "8인치 파운드리 시장 호황은 구조적 성장보다는 구형 공정의 일시적인 수급 불균형에 기인했다"며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는 2023년 이후의 DB하이텍의 장기 성장성에 대한 가시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DB하이텍은 '반도체 혹한기'에 대비해 질화갈륨(GaN), 실리콘 카바이드(SiC) 등과 같은 차세대 전력반도체 솔루션을 갖춰 전기차 등 신규 고성장 시장 진출을 노린다는 방침이다.
DB하이텍은 지난 9월 에이프로세미콘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2024년까지 'GaN 전력반도체 파운드리 공정기술개발'에 나선 상태다. 8인치 GaN전력반도체 기술 개발은 DB하이텍이 보유한 8인치 공정장비의 호환성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안정적인 파운드리 생산능력까지 연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3세대 제품 양산물량을 늘려 차세대 슈퍼정션 모스펫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모스펫은 소비가전 및 각종 IT기기의 전원공급장치에 적용돼 스위칭 및 신호 증폭의 기능을 담당하는 핵심부품이다.
DB하이텍은 연내 차량용 고온 신뢰성 평가 조건인 드레인 전압 100%(100%Vdd) 하에서의 HTRB(High Temperature Reverse Bias) 품질 테스트를 완료해 자동차 및 산업용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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