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25일부터 주식 거래 호가 단위 세분화 도입주문 활성화·거래비용 감소·가격발견 기능 개선은 순기능개인투자자 "업틱룰 효과 제한으로 공매도 가능성 커져""관점의 차이 존재···공매도 총량제 등 제도적 보완 필요"
거래소는 설 연휴 이후인 25일부터 호가 가격 단위 변경이 포함된 차세대 시장시스템 'EXTURE3.0' 가동한다고 전날 밝혔다. 거래소는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코넥스시장 간 서로 다른 호가 가격 단위를 일원화하고, 일부 가격 구간의 호가 단위를 축소했다.
현재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시장 기준 1000~2000원 미만 가격대의 호가 가격 단위는 5원이다. 이번 개정안으로 호가는 1원으로 낮아지며, 1만~2만원 미만의 호가도 50원에서 10원으로 낮춘다. 10만~20만원대는 기존 500원에서 100원으로, 20만~50만원대는 500원으로 낮출 예정이다. 50만원 이상은 1000원으로 통일한다.
이에 따라 국내 호가 단위는 기존 주식 가격의 0.5%에서 0.25% 낮아졌지만 미국(0.09%)과 일본(0.05%)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편에 속한다.
거래소는 이번 호가 단위 세분화 도입 취지에 대해 가격 단위 축소에 따른 주식 거래 비용 감소와 가격발견 기능을 개선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반 주식투자자들이 희망하는 가격에 가장 가까운 호가로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개인투자자 측은 호가 단위 축소로 업틱룰 효과가 제한되고 기관투자가들이 더 낮은 가격에 주식 매도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공매도가 늘어날 수 있다며 기존 취지가 퇴색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연합회 대표는 "거래소의 호가 단위 축소 도입은 장단이 있겠지만 개인투자자들이 우려하는 제도의 문제점은 공매도가 늘어날 수 있다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제도 도입 직후 바로 공매도가 폭증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볼 경우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불안감이 존재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거래소는 현재 개인투자자의 편의성 대신 큰 고객사인 금투업계에 더 많은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개인투자자들에게 득보다 실이 많은 제도"라고 덧붙였다.
반면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관계자는 "호가 단위 개선은 중립성을 기반에 둔 정책이며 어느 한쪽을 위해 도입된 제도가 아니다"라며 "투자자들이 희망하는 가장 가까운 가격에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끔 하고 거래비용을 줄이는 취지"라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줄어든 호가 단위도 미국과 일본 등 선진 시장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큰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호가 세분화는 좋은 제도이며 투자자 간의 다양한 가격 주문이 늘어나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호가 단위 세분화는 더 낮은 가격으로 주식을 매도할 수 있기 때문에 업틱룰 효과가 제한되고 공매도가 증가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며 "이를 가격발견 기능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공매도 증가에 따른 주가의 하방 압력 상승으로 볼 것인지는 관점의 차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정부가 선진시장과 비슷하게 호가 단위 세분화를 지향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공매도의 문제가 대두되는 만큼 해결책이 필요하다"며 "공매도 총량제 등 제도적인 보완이 함께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뉴스웨이 안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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