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FI, 3주 연속 1000선 하회···전년 동기 대비 80.3% ↓달러 강세로 돌어서자···원화 매출 기대감 '청신호'저유가에 유류비 부담도 큰 폭으로 완화될 전망
28일 한국관세물류협회에 따르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4일 기준 946.68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4818.47) 대비 80.3% 급락한 수치인 동시에, 3주 연속 1000선 밑을 하회하는 것이다.
글로벌 컨테이너선 해운 운임 지표인 SCFI는 국내 해운사들의 실적을 판단하는 지표다.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물류 병목 현상 여파에 역대급 수치인 5000선을 돌파했지만, 하반기부터 시작된 글로벌 경기 침체에 우려하던 1000선마저 붕괴됐다.
전 세계 1위 해운 업체인 머스크를 비롯한 국내 대표 선사 HMM 등 글로벌 해운업계 실적은 통상 SCFI 추이를 따라간다. HMM도 지난해 상반기 치솟은 SCFI에 힘입어 연간 매출 18조5868억원, 영업이익 9조9455억원이란 화려한 성적표를 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연일 급락하는 SCFI 탓에 올해 해운업계 전망을 어둡게 점치고 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는 HMM의 올해 1분기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2조5456억원, 7283억원을 제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8.2%, 영업이익은 76.8% 감소한 수치다.
국내 대표 선사의 실적 전망이 어둡게 나오자, 대한해운·팬오션 등 국내 해운 업체들의 오는 1분기 실적도 줄줄이 악화될 분위기다.
대한해운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오른 3686억원으로 예상됐으나, 영업이익은 6.3% 감소하는 689억원으로 예측됐다. 팬오션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9% 떨어진 1조1823억원, 영업이익도 26% 하락하는 1250억원으로 예상됐다.
1320원 뚫은 환율···낮아진 유가와 함께 '실적 방어'
이어지는 운임 하락 추세에 올해 해운업계의 고비가 예상되나, 최근 급등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과 급등락을 이어가는 국제유가가 이들의 실적을 선방해 줄 모양새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석 달 만에 1320원을 돌파하며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해운업계는 대금을 달러로 받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원화 매출도 올라 자연스럽게 매출과 영업이익 등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날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22.6원으로, 전년 동기(1206.5원) 대비 9.6% 증가했다.
다만 고환율 기조는 해운업계 실적을 선방할 수 있지만, 대폭 개선하기에는 어느 정도의 한계가 있다. 해운업계 대부분은 대금을 달러로 받고 원화로 바꾸는 순간에 환차손익이 발생하는데, 받는 것과 주는 것 모두 달러이기 때문의 환율 변동에 따른 민감도가 타 기업보다 낮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낮아진 유가도 해운업계 실적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제유가는 지난해 상반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배럴당 120달러를 넘나들며 해운업계 실적을 한차례 위협했다. 하지만 하반기부터 시작된 경기 침체에 따라 이 달에는 배럴당 70~80달러 선에서 거래를 마감하고 있다.
해운업계에는 낮은 유가가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유가가 떨어지면 매출원가에서 비중을 높게 차지하는 유류비 부담을 큰 폭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해운업계 유류비는 전체 매출의 10~25%가량을 차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 실적을 매길 때 장부상으로 원화 환산을 하기 때문에 고환율 시기에는 사업적인 부분보다 장부상으로 긍정적"이라며 "유가 하락도 원가 절감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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