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브랜드 협업으로 마케팅 차별화쇼핑몰 이미지 벗어나 '문화복합공간'
지난 3일 노티드 월드를 찾았다. 오픈 전부터 길게 늘어선 줄이 노티드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매장에 들어서니 일반적인 도넛 가게와는 확연히 달랐다. 도넛과 음료를 판매하는 매대의 모습은 여느 가게와 다를 바 없지만, 고객들이 공간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한 노력이 여실히 느껴졌다.
잠시나마 동심으로 돌아간 느낌을 받았다. 인테리어 콘셉트는 '분홍색'과 '노란색'이었지만 유치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세련된 색상이었다. 입구 옆에는 기념품을 파는 굿즈샵이 있었다. 모두 노티드에서 기획한 자체 상품이다. 도넛 매장에서 만든 캐릭터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품질이 좋아서 선물로 주기에 손색없어 보였다.
노티드는 롯데월드몰 5층과 6층에 복층 형식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 6층은 '컵케이크' 콘셉트로 만들어진 포토존이 있다. 모형들이 무엇보다 아기자기해서, 인스타그램 등 인증샷 문화가 활발한 2030 세대에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기 충분해 보였다.
5층엔 석촌호수 전경을 바라보며 도넛과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도넛을 먹으면서 이런 사치를 부려도 되나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잔물결과 호수 위로 반짝이는 윤슬은 취재 중이라는 부담을 잠시나마 잊게 만들었다.
노티드 매장은 창가 자리가 아니더라도 공간이 충분했다. 층고는 높았고, 좌석 배치가 널찍해 개방형 구조임에도 '프라이빗'한 느낌이 들었다. 이곳에 설치된 샹들리에와 크림이 흘러내리는 듯한 모습의 S자형 의자는 모두 아티스트와 협업을 통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시각뿐 아니라 미각도 즐거웠다. 기자는 이날 노티드에서 가장 인기 좋은 '우유 생크림 도넛'을 먹었다. 음료는 '스마일 슬러시' 3종이 가장 유명하나, 유명한 만큼 빨리 소진돼서 맛볼 수는 없었다.
도넛은 쫄깃했고, 크림은 느끼하지 않았다. 도넛 가득 담긴 크림에선 담백한 우유 맛이 났다. '바닐라카라멜'와 '피스타치오 체리' 컵케이크도 시식했다. 2종 모두 빵이 무척 촉촉했는데 중간중간 호두와 캔디류, 라즈베리가 씹히면서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일반 컵케익을 먹을 때처럼 퍽퍽하고 심심한 느낌이 없었다. '프리미엄 디저트'라 부를 만한 맛이었다.
흥미로웠던 부분은 가격이 도넛 1개 가격이 3000~3500원 선으로 시중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도넛에 비해 전혀 비싸지 않다는 점이었다. 심지어 홀케익도 2만원을 넘어가지 않았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모든 제품은 매장에서 직접 생산한다.
노티드 관계자는 "시즌에 맞춰 새로운 콘셉트를 선보이고, 작가·브랜드 협업을 지속해 매번 새로운 장소에 방문한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낼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을 구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월드몰은 노티드뿐만 아니라 '핫'한 여러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오는 6월엔 베이글 전문점 '런던 베이글 뮤지엄'을 100평 규모로 열 예정이다. 외부 공간도 바꾼다. 야외 잔디광장인 '월드파크'는 보수 정비 작업을 시작했다. 1100평 규모의 잔디광장에선 각종 문화 콘텐츠 행사가 펼쳐질 예정이다.
지하 1층엔 드로잉 카페 '성수 미술관'과 요리교실 'ABC쿠킹스튜디오'가 눈길을 끌었다. ABC쿠킹스튜디오는 완성 음식을 포장해주는 등의 서비스로 젊은 여성층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뉴스웨이 유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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