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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한은, 비둘기색 진해진다...박춘섭·장용성 금통위원 취임

금융 금융일반

한은, 비둘기색 진해진다...박춘섭·장용성 금통위원 취임

등록 2023.04.21 15:56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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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취임식 갖고 임기 시작박 위원, 경제 관료 출신···재정에 익숙내달 열리는 금통위서 색깔 드러날 듯

21일 오후 서울 중구 한은 본관 기자브리핑실을 찾은 장용성(왼쪽), 박춘섭 신임 금통위원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한재희 기자21일 오후 서울 중구 한은 본관 기자브리핑실을 찾은 장용성(왼쪽), 박춘섭 신임 금통위원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한재희 기자

박기영‧주상영 전 금융통화위원이 지난 20일 임기 만료로 한국은행을 떠나면서 박춘섭 대한체육회 사무총장과 장용성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신임 금통위원으로 합류했다. 박춘섭‧장용성 신임 금통위원이 "경제‧금융상황에 따라 통화정책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시장에서는 금통위가 비둘기파적 성격이 강해졌다는 평가와 함께 내달 기준금리 방향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박춘섭‧장용성 신임 금통위원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취임식을 갖고 3년간의 임기를 시작했다.

박 금통위원은 취임사에서 "통화정책과 관련된 중요한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역할을 맡게 되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경제의 여러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에 더해 대내외 여건도 녹록지 않아서 우리의 상황에 알맞은 적절한 통화정책 운용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달성하고, 나아가 우리 경제의 안정과 성장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금통위원 역시 취임사를 통해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중책을 맡게 되어 마음이 무겁다"며 "미력이나마 보탬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신임 금통위원들의 합류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비둘기파적 성격이 짙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춘섭 금통위원의 경우 경제 관료 출신으로 정부 기조에 맞춘 완화적인 성향을 보일 것이란 분석에서다. 박 위원은 행정고시 31회로 공직에 입문해 기획재정부에서 예산‧재정업무를 담당했으며 조달청장을 역임하는 등 통화정책보다는 재정정책에 더 익숙한 인물이다.

박 위원은 이날 오후 한은 본간 기자 브리핑실을 찾아 인사를 나누며 "이미 많은 분들이 '비둘기'로 평가하시는데 사전적으로 말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한국경제가 처한 상황에 따라 통화정책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이나 최종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는 경제 안정과 성장 발전에 있다"면서 "제가 백그라운드를 재정으로 갖고 있지만 이제는 통화를 우선에서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장 위원의 경우는 내달 열리는 금통위에서 성향을 판가름할 수 있을 전망이다. 거시경제 전문가로 꼽히는 장 위원은 지난해 발표한 논문을 통해 성향을 드러냈는데 하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물가 상승을 동반한 경기 침체) 가능성을 경고하는 내용, 다른 하나는 우리나라 물가 통계와 실제 물가 간 괴리가 크다는 내용이다.

다만 장 위원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 경제 자문 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 거시금융분과 분과장을 맡은 이력을 전제로 정부와의 정책 보조에 더 치우쳐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 위원은 "(논문과 관려해)물가도 높으면서 경기도 나쁜 스테그플레이션 상황이 공급적 충격에서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데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도 그만큼은 아니지만 그런 모습이 보인다는 것"이었다며 "(스테크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중앙은행이 굉장히 힘드니까 중앙은행뿐 아니라 정부 모두에 경고하는 의미로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가와 경기가 상충 관계있으면 두 마리 토끼는 못 잡더라도 하나는 잡을 수 있는데 이게 반대로 되면 두 마리 다 못 잡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며 "그러면 정말로 정부가 일하기가 어려우시니까 그런 거에 대한 대비를 좀 하자는 것이었다"고 부연했다.

이를 두고 통화정책에 어떻게 반영할지에 대해서는 "코로나19는 끝이 났고 지정학적인 이슈도 완화된 상황에서 데이터를 좀 더 봐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관심은 다음 달 열리는 금통위에 쏠리는 모습이다. 이전까지는 금통위원 6명 중 조윤제·서영경·박기영 위원과 이승헌 부총재까지 4명이 매파, 주상영·신성환 위원 2명이 비둘기파로 분류됐는데 신임 금통위원의 합류로 매파와 비둘기파가 정확하게 반으로 갈릴 가능성과 비둘기파가 더 많아질 가능성 모두 존재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통위의 통화정책 결정에 큰 변화가 없을 가능성도 크다. 지난달 이창용 한은 총재가 "금통위원 6명 가운데 5명이 최종금리 수준을 3.75%로 보고 있다"면서 "물가안정 목표에 수렴하기 전까지 기준금리 인하 논의는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한 바 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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