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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IFRS17가 불러온 손보업계 순위 전쟁 속 '말말말'

오피니언 기자수첩

IFRS17가 불러온 손보업계 순위 전쟁 속 '말말말'

등록 2023.04.25 06:00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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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r
"순이익이 아니라 자산으로 하면 저희가 월등히 앞서죠."
"솔직히 IFRS17 기준으로 저희가 OO보험사보다 뒤지다니 자존심 상하네요."
"위에선 이번 기회에 확실히 치고 나갈 생각인 것 같아요. 상품 개발 인원들 충원했어요."

지난해 순익에 새회계제도(IFRS17)를 적용한 결과 손해보험사 순위에 지각변동이 크게 일어나면서 나오는 뼈있는 말들이다.

앞서 보험사들은 지난해 순이익에 IFRS17을 적용한 실적을 각사 사업보고서에 공시했다. 그 결과 만년 1위일 것 같았던 삼성화재(1조4764억원)가 DB손해보험(1조6703억원)에 자리를 내줬다. 공격적인 영업으로 업계 지탄을 받던 메리츠화재(1조1303억원)는 3위까지 올라서는 이변을 보여줬다. 지난해까지 DB손해보험과 2·3위를 다투던 현대해상(1조1820억원)은 간발의 차이로 4위까지 밀려났다.

다만 이는 IFRS17을 적용했을 때 각 보험사들의 회계 지표를 가늠하기 위한 수치일 뿐 공식적으로 기록되는 실적은 아니다. 이에 손보사들은 아직 '진짜' 순위가 나온 게 아니라며 표정관리를 하고 있지만, 그들의 말 속에는 긴장감이 역력하다. 새로운 기준이 생기면서 선두를 달리던 보험사는 바짝 긴장하는 반면 비교적 뒤쳐졌던 곳은 이번 기회로 순위 반등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양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업계에선 이미 유능한 인재 채용이 활발하다고 전했다. 우선 보험사들은 상품개발 인재 채용에 열을 올리고 있다. 손보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월 단위로 판매 실적 순위가 뒤바뀌고 있다는 상황에서 소비자에게 소구점 있는 상품을 선제적으로 개발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미다.

자산운용수익률에 순위에 대한 민감도도 높아졌다. 지난해 급격한 금리 상승기를 겪으면서 자산운용수익률이 높을수록 외부 악재로부터 실적을 방어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기 때문이다. 한 보험사 고위 관계자는 자산운용수익률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업계 순위 반등을 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보험사들은 새 제도 시행 후 받는 첫번째 성적표인 올해 1분기 실적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실적은 최고경영자(CEO)들이 그간 새로운 회계 기준에 얼마나 잘 대비 했는가에 대한 심판대이자, 향후 포트폴리오 방향의 이정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보험사 영업직 사이에선 올해 쉽지 않은 경쟁이 예상된다는 한숨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1분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예상보다 못한 결과를 얻을 경우 윗선에서 내려오는 압박이 상당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한 관계자는 "본사 영업직군에선 긴장된 분위기가 감돈다"며 "IFRS17이 실제 적용된 실적이 나오면 업계 순위 경쟁이 본격화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과도한 순위 경쟁이 무리한 담보 경쟁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우려한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운전자보험 변호사선임비를 최대 1억원까지 보장하는 상품이 나오면서 금융감독원이 직접 조정에 나선 것도 같은 이유다.

회계제도 변경으로 순위 변동이 예상되는 손보업계의 건전한 경쟁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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