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농협경제지주, 새 알뜰주유소 기름 공급사 6월 선정주유소협회 "알뜰주유소 불공정···일반주유소 경영 악화 심화"정유업계, 안정적 공급망 확보는 장점···매출 도움은 "글쎄"
오는 6월 한국석유공사와 농협경제지주가 새 알뜰주유소 기름 공급사 선정 입찰 공고를 낸다고 밝힌 가운데, 정유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안정적인 제품 공급처 확보는 장점으로 작용하지만, 정유사들에게 돌아오는 수익성은 크진 않아서다. 이 가운데 일반주유소는 알뜰주유소가 정책적으로 불공정하다고 지적해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석유공사와 농협경제지주는 오는 8월 SK에너지와 에쓰오일의 기간 만료에 따라 새로운 알뜰주유소 기름 공급사를 6월경 선정한다. 양사는 지난 2019년 알뜰주유소 유류 공급사로 선정됐으며, 그간 GS칼텍스와 에쓰오일·SK에너지 등이 번갈아 사업자로 참여했다.
알뜰주유소는 유가 안정화 및 석유제품 유통시장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지난 2011년 도입됐다. 구조는 석유공사와 농협이 국내 정유4사(SK이노베이션·에쓰오일·GS칼텍스·HD현대오일뱅크)로부터 석유제품을 싼 가격에 공동구매해 일반 주유소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다.
다만 일반주유소는 알뜰주유소가 시장 공정을 위배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알뜰주유소 취지가 주유소 간 경쟁을 통한 가격 인하 정책인데, 오히려 따라가기식으로 낮은 가격에 제품을 팔다 보니 주변 주유소들도 인위적으로 가격을 낮춰 피해를 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일반주유소는 전국의 약 90%를 차지하나, 알뜰주유소의 규모는 10%인 반면 전체 판매량이 많아 쏠림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알뜰주유소는 가격이 저렴하다 보니 일반주유소에 비해 판매량이 2~3배 정도 높다"면서 "전국의 알뜰주유소가 약 10%인 반면, 전체 판매량은 20%를 넘게 차지하고 있어 일반 주유소들의 경영 악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정유사 주유소는 9693개소(87%)를 기록했으며, 알뜰주유소는 1305개소(11.7%)로 확인됐다. 정유사 주유소는 2021년 대비 2.4% 감소했으나, 알뜰주유소는 3.8% 증가했다.
다만 국내 정유사들도 알뜰주유소에 대해 무조건적인 찬성과는 거리가 멀다. 알뜰주유소 공급사로 선정되면 제품 공급처가 확보된다는 장점은 있지만, 수익성이 낮아 매출 측면에서는 효과가 미미하다. 특히 최근 이들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정제마진도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손해 누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제마진은 휘발유나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각종 비용을 뺀 금액이다. 업계는 통상 4~5달러를 손익분기점(BEP)으로 본다. 정제마진은 이달 3주 배럴당 2.5달러를 기록해 손익분기점을 한참 밑돌았다.
특히 4사는 지난해 하반기 본격화 된 전 세계 경기침체 여파에 4분기 일제히 적자로 돌아선 바 있다. 이들의 지난해 합산 영업손실은 1조2932억원이다.
정부의 과도한 시장 관여도 경계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알뜰주유소 입찰 참여 여부는 각 회사별로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당장은 알 수 없다"며 "알뜰주유소의 취지는 좋지만, 정부가 시장경제에 지속적으로 관여하면 유통구조가 복잡해질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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