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꺾고 영업익 첫 1위···'비싼 차 제값받기' 통했다2분기까지 호실적 지속···"하반기엔 불확실성 높아져"2025년까지 美 보조금 공백···"제네시스·SUV로 메꾼다"
현대차는 25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열고 올해 1분기 판매 102만1712대, 매출액(연결기준) 37조7787억원, 영업이익 3조5927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은 기존 시장 전망치보다 7000억원 가량 높은 수준이다. 이로써 현대차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게 됐다.
특히 현대차는 사상 처음으로 국내 상장사 기준 영업이익 1위 자리에 오르게 됐다. 지난해까지 압도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장기 집권해 온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000억원에 그치며 전 분기 대비 95.75%나 쪼그라들었다. 현대차의 실적이 삼성전자를 추월한 건 2009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이다.
영업이익률 10년 만에 최고치···반도체 공급난도 사실상 '끝'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률도 2013년 3분기(9.7%) 이후 최고치인 9.5%까지 치솟았다. 판매 대수 증가,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 우호적인 환율 효과가 호실적의 직접적인 배경이다.
현대차의 올해 1분기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2% 증가한 102만1712대로 집계됐다. 국내 시장에서는 신형 그랜저와 제네시스, 해외 시장에선 전기차(아이오닉5‧6)와 SUV 등 고부가가치 차종들이 판매를 견인하면서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
매출 원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3%포인트 낮아진 79.6%를 나타냈다. 부품 수급 상황 개선으로 인한 가동률 상승과 우호적인 환율 영향으로 전년 대비 개선됐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올해 1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5.9% 상승한 1276원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이 같은 호실적이 올해 2분기까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에서 사실상 완전히 벗어난 만큼 2분기에도 생산목표를 100%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인플레이션 확대와 금리 인상에 따른 수요 위축, 환율 변동성 확대, 업체간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상승 등으로 하반기엔 불확실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서강현 현대차 IR담당 부사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까지는 좋은 추세를 이어가겠지만 실적 전망치를 높여잡기엔 이른 감이 있다"며 "미국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전망이 여전하고 금리 인상도 멈췄다고 보기 힘든 만큼 하반기 실적은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 침체에 따른 경쟁 심화가 예상되기 때문에 3분기까지는 시장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며 "가이던스 수정이 필요하다면 3분기 말 정도에 타이밍을 잡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현대차는 미국의 IRA 시행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대차는 오는 2026년이면 미국에서 모든 전기차 모델들이 보조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보조금 공백 기간엔 전기차는 리스 비중 확대로 대응할 수 있고, 기존 내연기관차들도 판매 호조를 이어가고 있어 수익성 방어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전기차 마진율 10% 목표···"중국차와 가격으로 승부 안 해"
서강현 현대차 IR담당 부사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미국에선 전기차 이외에도 고부가가치 차종인 SUV와 제네시스가 많이 팔리고 있어 우려하는 만큼 IRA 영향이 크지 않다"며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업용 리스 차량의 비중도 기존 5%에서 지난달 35%까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센티브 경쟁에 노출된 전기차 모델(아이오닉5‧6)들은 브랜딩을 높인 결과 판매량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2025년 완공되는 배터리셀 합작공장은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에 충분히 배터리셀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현대차는 장기적으로 전기차 마진율 10%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배터리 원재료인 리튬·리켈·코발트 등 대부분의 원재료값이 지난해 하반기 고점을 찍은 뒤 내려가고 있는 만큼 현대차의 전기차 마진율은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특히 현대차는 중국의 전기차 업체들과 가격으로 승부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서 부사장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을 중심으로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현대차의 경쟁력이 훨씬 높다고 생각하며, 실제로 전 세계 상을 휩쓸고 있다"며 "소비자들도 높은 상품성을 인정해 현대차를 선택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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