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부터 이어오던 성장세 꺾일 듯대형사들도 실적 악화 못 피해···수신 출혈 경쟁 영향올해 하반기까지 적자 예상···부실화 우려↑
26일 저축은행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적이 적자로 전환했다는 관측이다. 지난 2014년 흑자전환 이후 9년간 이어진 성장세가 꺾이는 것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저축은행은 물론 대형저축은행까지 지난 2월까지 적자를 이어왔고 3월에도 큰 변화가 없었던 만큼 1분기 전체 적자 폭이 커졌다"며 "지난해 말 수신금리가 높이 치솟았던 점, 늘어난 충당금 등이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의 실적 감소는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말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5963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8% 감소했다. 특히 상위 5개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합계는 6952억원으로, 전년 8764억원보다 20.6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업계의 적자는 지난 2014년 이후 9년 만이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구조조정이 이루어졌고 2014년부터 본격 실적을 내기 시작했다. 매년 성장세를 그리던 저축은행업계는 지난 2021년 말 순이익 규모가 2조원에 가까워지며 순항하는 모습을 보였다.
성장세가 꺾인건 지난해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오른 영향이 크다. 기준금리가 오름에 따라 시중은행들의 예금금리가 빠른 속도로 올랐는데 저축은행도 고객 유지를 위해 수신 경쟁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출혈 경쟁'일 수밖에 없었지만 높은 금리를 찾아 움직이는 고객들을 잡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한때 저축은행 예금금리가 6%를 넘으면서 고객 유입에는 성공했지만 역성장 후폭풍을 맞게 된 셈이다.
이는 예금금리는 올리지만 대출금리는 그렇지 못한 구조 때문이기도 하다. 저축은행 대출 금리는 법정최고금리 규제를 받아 상한이 정해져 있어 예금금리를 올린다고 함께 올라가는 구조가 아니다.
또 기준금리 상승으로 조달 비용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도 작용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조달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순이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실적 악화가 저축은행 부실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수익성이 악화하는 가운데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고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가 여전해서다.
저축은행업계 지난해 말 총여신 연체율은 3.4%로 전년 대비 0.9%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4.7%로 전년 대비 1.0%P 상승했다.
연체율은 올해 들어 더 높아졌을 것이란 관측이다. 저축은행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금융소비자 가운데 다중채무자, 중저신용자가 높다는 점에서 금리 인상기 취약할 수밖에 없어서다.
다만 업계에서는 우려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올 한 해 실적이 악화하는 것은 막을 수 없겠지만 건전성 등에는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제2의 저축은행 사태는 없을 것이란 뜻이다.
저축은행 업계 한 관계자는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의 경우 규제 비율보다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손실흡수능력을 높이기 위해 대손충당금 역시 충실히 쌓아왔다"면서 "업계 전체가 부실화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han324@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