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신세계디에프에 1500억원 유상증자 단행키로면세점 운영·신규 시설 투자 등에 사용할 '재원 확보'여행 수요 회복세···면세사업 본격화로 실적 기대감↑
업계에선 이를 두고 신세계디에프가 비용적인 측면에서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원활한 면세점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신세계가 실탄 지원에 적극 나선 것으로 분석한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는 지난 17일 이사회 의결을 통해 신세계디에프에 1500억원을 출자한다고 18일 공시했다.
주주배정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유상증자는 신세계가 신세계디에프의 보통주 300만주를 주당 5만원에 발행하는 형태다. 주당 액면가(5000원) 대비 할증률은 900%이며 납입일은 오는 24일이다. 유상증자가 종료되면 신세계가 신세계디에프에 출자한 총 금액은 7109억원에서 8609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앞서 신세계는 지난 2020년 5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전하고 있던 신세계디에프에 면세점 사업의 장기 성장을 위한 재무 건전성 확보를 목적으로 1959억원을 출자한 바 있다.
신세계디에프는 신세계의 막강한 지원으로 인천공항 면세점 운영과 신규 시설 투자 등에 사용할 재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신세계디에프는 지난달 대기업 참여 가능 사업권 가운데 '알짜'구역으로 불리는 DF2(주류·담배)과 DF4(패션·액세서리·부티크)에 신규 사업자로 최종 선정됐다.
특히 DF2는 면세업계 사이에서 가격 경쟁이 치열했던 구역이다. 당시 업계 안팎에선 가장 높은 객단가(9163원)를 써낸 신라면세점의 DF2구역 낙찰이 유력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최종적으로는 신세계디에프 품에 안기게 됐다. 신세계디에프가 가장 높은 입찰액을 제시한 구역은 DF3·4와 DF5(부티크)구역이었다.
신세계디에프 관계자는 "신세계의 지원이 없었다면 외부를 통해 자금을 충분히 조달했을 것"이라면서도 "이번 지원으로 보다 원활하게 인천공항 오픈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신세계디에프가 인천공항 면세점 운영을 본격화할 경우 실적 역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신세계디에프의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매출은 511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721억원)보다 33.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43억원으로 전년 동기(-21억원)와 비교하면 흑자 전환했다. 항공편 정상화에 따른 공항 이용객 증가가 수익성 반등에 주된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현대백화점도 여행 수요 회복세에 힘입어 면세점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9일 이사회를 통해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인천공항면세점 DF5 사업 운영을 위해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로 결정했다. 출자 일자는 오는 25일이다.
한편 일각에선 면세업계의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 운영권을 두고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이번 면세점 입찰에서 고정 최소보장액(고정 임대료) 제도를 폐지하고 공항 여객 수에 따라 산정하는 '여객당 임대료'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이는 매출과 무관한 것은 물론 높게 책정된 고정 임대료를 내야 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합리적이면서도 인천공항 여객 수가 면세점 매출로 직결된다는 보장이 없어 면세업계가 비싼 임대료를 감수해야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뉴스웨이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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