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은행, 내년 5월부터 자본 1% 더 쌓아야···손실흡수능력 강화"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사진기자.

금융당국이 은행과 은행지주회사에 내년 5월 1일을 기점으로 자본을 1% 더 적립하도록 했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급증한 여신의 부실화 가능성에 대비하자는 취지에서다.

금융위원회는 24일 제10차 정례회의를 열고 경기대응완충자본(CCyB) 적립 수준을 1%로 상향했다고 밝혔다.

경기대응완충자본은 신용공급에 따른 경기변동이 금융시스템과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은행권에 위험가중자산의 0~2.5% 범위에서 자본 적립 의무를 추가로 부과하는 제도다. 2016년 국내 도입 이후 0% 수준을 유지했으나, 당국의 이번 주문에 따라 은행과 은행 지주는 자본을 더 쌓게 됐다.

금융당국은 결정일로부터 약 1년의 준비기간을 부여했다. 이에 따라 해당 금융회사는 2024년 5월 1일부터 1%의 경기대응완충자본을 적립해야 한다.

당국은 경기대응완충자본 적립 지표와 국내은행 건전성 현황 등을 감안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인상 등에 따른 가계신용 증가세 둔화에도 기업 신용이 증가세를 보이면서 높은 수준의 적립 신호가 발생한 데다, 은행의 보통주자본비율도 소폭 하락했다는 진단에서다.

실제 2022년 말 국내은행 보통주자본비율은 13.50%(지주 포함시 12.57%)로 집계됐다. 규제비율(7.0~8.0%)을 상회하지만, 금리상승·환율급등 여파에 전년(13.99%) 대비 뒷걸음질 쳤다.

아울러 국내은행은 지난해 18조5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전년보다 1조6000억원 끌어올려 자본적립 여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당국은 경기대응완충자본 부과에 따른 시장 영향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필요 시 부과 수준과 시기를 조정하는 등 신속한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2022년 말 기준 영향분석 결과 경기대응완충자본 부과 후에도 모든 은행·지주의 자본비율이 규제비율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은행·지주별로 일정 버퍼 수준 유지를 위해 추가적인 자본확충 노력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향후 발생할 주요 리스크에 대한 손실 흡수능력이 향상되면서 국내 은행의 건전성에 대한 대내외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