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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미 기업이 1조 주고 산 '이오플로우'...웨어러블 '인슐린 펌프' 뭐길래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biology

미 기업이 1조 주고 산 '이오플로우'...웨어러블 '인슐린 펌프' 뭐길래

등록 2023.05.26 14:52

수정 2023.05.26 15:02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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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진 대표, 메드트로닉에 지분 전량 매각공개매수 통해 지분 100% 확보···약 1조원 소요편리성 높인 '패치형' 통해 웨어러블 시장 진입

전세계 인슐린 펌프 시장을 선도하는 미국 메드트로닉이 국내 기업인 이오플로우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미지= 이오플로우의 '이오패치'. 회사 홈페이지 제공전세계 인슐린 펌프 시장을 선도하는 미국 메드트로닉이 국내 기업인 이오플로우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미지= 이오플로우의 '이오패치'. 회사 홈페이지 제공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 '이오패치'를 개발한 이오플로우가 미국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메드트로닉에 인수된다.

현재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를 일회용으로 상용화한 곳은 이오플로우와 미국기업 인슐렛 뿐인데, 당뇨 기술 시장에서 인슐렛과 경쟁 중인 메드트로닉이 파이프라인 확대를 통한 시장 선점을 위해 이오플로우를 인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금융감독원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메드트로닉은 최근 김재진 이오플로우 대표와 루이스 말레이브 미국지사 사장이 가진 지분 전량을 주당 3만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김 대표 지분 18.58% 전량을 인수하는 금액은 1692억원이다.

이와 함께 메드트로닉은 이오플로우와 신주 1292만7615주를 주당 2만4359원에 취득해 연구개발 등 운영 및 연구개발(R&D)에 투입하기로 했다. 총 3149억원 규모다.

시중에 풀린 이오플로우 발행 주식 전부를 주당 3만원에 사들이는 공개매수도 진행한다. 발행주식 전량이 공개매수에 참여할 경우 총인수금액은 9710억원(7억3800만달러)이 된다. 인수는 하반기 마무리될 예정이다.

2011년 설립된 이오플로우는 2020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웨어러블 의료기기 개발 및 제조 업체다.

메드트로닉은 이오플로우 인수를 통해 패치형 펌프 시장으로 진입할 방침이다.

인슐린 펌프는 인슐린을 지속적으로 주입해 주는 장치다. 췌장에서 인슐린을 거의 생성하지 못하는 1형 당뇨병 및 인슐린 의존형 당뇨병 환자가 혈당 수치를 관리할 수 있도록 맞춤형 사전 설정 수준에 따라 하루 종일 지속적으로 인슐린을 주입한다.

40년 이상 당뇨 관리 시장을 이끌어 온 메드트로닉은 식사 감지 기술 알고리즘을 탑재한 인슐린 펌프와 차세대 연속혈당측정기 제품을 보유 중이다. 이 중 '식사 감지 기술'은 식사량을 감지해 인슐린 용량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시스템으로, 지난해 출시한 '미니메드 780G'에 탑재돼 있다.

이오플로우 김재진 대표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패치형 인슐린 펌프를 상용화했다. 사진=홈페이지 제공이오플로우 김재진 대표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패치형 인슐린 펌프를 상용화했다. 사진=홈페이지 제공

다만, 최근 인슐린 주입 방법을 개선한 웨어러블 패치형 기기 사용이 늘면서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필요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메드트로닉은 전 세계 일반형 인슐린 펌프 시장 전체의 약 60% 정도를 점유하고 있지만, 웨어러블 펌프 제품은 없다.

웨어러블 형태의 인슐린 펌프는 전 세계적으로 약 30만명이 사용하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사용자 수 기준으로 전체 인슐린 펌프 시장의 15%를 점유하고 있다. 게다가 사용 편의성으로 인해 일반형 인슐린 펌프보다 빠른 속도로 사용자가 늘고 있고, 미국 인슐렛이 매년 20% 이상 빠른 속도로 성장해 웨어러블 시장의 약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패치형 인슐린 펌프는 펜이나 주사기를 사용하지 않고 피하지방이 많은 피부에 부착해 알맞은 양의 인슐린을 자동으로 투약해준다. 국내에서는 이오플로우가 지난 2021년 하반기 '이오패치'를 세계 두 번째로 상용화했다. 먼저 시장에 진입한 곳은 미국 인슐렛이며,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를 일회용으로 상용화한 곳은 이 두 기업밖에 없다.

패치형 인슐린 펌프는 주입선이 없고 작고 가벼워 기존 인슐린 주사와 일반 인슐린 펌프의 불편함을 대체하는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이오패치는 한번 부착 시 3.5일동안 지속적으로 인슐린 주입이 가능해 일주일에 2번, 특정 요일에만 교체하면 되는 편리성을 가진다. 또 펌프 본체버튼을 이용하지 않고 전용 컨트롤러 또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인슐린 주입을 조절할 수 있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다.

현재 한국과 일부 유럽 국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도 품목허가 신청을 완료해 미국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이오플로우는 해외 매출로 인해 작년 연결기준 매출액 67억788만원을 기록, 전년 대비 867.6% 성장했다.

메드트로닉은 인수 완료 후 이오패치를 자사의 차세대 센서와 식사 감지 기술 알고리즘에 접목시키는 작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큐 달라라(Que Dallara) 메드트로닉 당뇨사업부 회장(EVP & President)은 "우리의 목표는 당뇨병 관리를 용이하게 하고 환자가 선호하는 방식으로 인슐린을 자동 주입하는 시스템의 혜택을 전하는 것"이라며 "차별화된 웨어러블 패치형 기기 도입을 통해 당뇨인 선택의 폭을 넓히고 당뇨병을 보다 쉽게 관리하고자 하는 사용자들을 위해 더 큰 혁신을 추진할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패치형 펌프 시장으로 제품을 확장하면서 인슐린 펌프를 사용하고 있던 당뇨인들이 메드트로닉의 통합적인 지원 생태계 내에서 당뇨 관리에 관한 모든 것을 경험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오플로우 설립자인 김재진 대표는 "100개국 이상에 진출한 글로벌 입지, 신속히 생산을 확대할 수 있는 역량, 고도의 소프트웨어와 센서 기술을 보유한 메드트로닉은 이오플로우에 가장 이상적인 전략적 파트너"라며 "메드트로닉과 함께 웨어러블 인슐린 패치 기술을 혁신하며 더 많은 전세계 당뇨인들에게 다가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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