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매각 이후 최대 주주로 복귀···24% 지분율로 지배모바일 게임 성공에 고속 성장···非게임 투자 확대 나서하이브·코웨이 캐시카우 역할···지난해 게임 부진에 '적자'
특히 그는 게임 외 사업에도 관심이 많아 렌탈, 엔터테인먼트,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 법인에 투자를 꺼리지 않았다. 투자 기업들은 현재 넷마블의 든든한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매각 후 재등판한 방준혁···모바일 게임 성공 이끌어 '전성기'
넷마블 최대주주 방준혁 의장은 넷마블의 지분 24.8%를 보유해 지배구조 최정점에 올라 있다. 2대 주주는 21.78%를 보유한 CJ E&M이며, 중국 게임 퍼블리셔 텐센트의 자회사 한스 리버 인베스트먼트(HANS RIVER INVESTMENT PTE. LTD.)가 17.52%를 보유해 3대 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6.8%를 보유해 뒤를 잇고 있으며, 자기주식은 4.68%, 나머지 24.15%는 기타주주로 구성돼 있다.
지금의 방 의장 지분 지배력은 넷마블을 CJ ENM에 매각한 이후, 2011년 경영에 복귀하면서 다시 만들어진 것이다. 2000년 넷마블을 창립한 방 의장은 2004년 CJ에 매각하고 2006년 건강상의 이유로 은퇴했었다. 이후 CJ의 게임 사업은 침체기에 빠졌고, 방 의장은 2011년 게임 총괄 상임 고문으로 복귀했다.
이때 CJ ENM은 미국 콘텐츠 제작사 피프스시즌 인수에 따른 차입금으로 인해 재무구조가 악화하고 있었는데, 사업 효율화 측면에서 게임 사업 부문인 넷마블을 물적분할 해 CJ게임즈와 통합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CJ ENM은 지분 35.86%를 방 의장에게, 나머지 28%는 텐센트에 각각 넘겼고, 방 의장은 자신의 기존 지분과 합쳐서 CJ넷마블의 최대주주가 됐다.
최대주주에 오른 방 의장은 경영 정상화에 만전을 기했다. CJ로 복귀 때부터 모바일게임 시장의 가능성을 미리 파악한 그는 △몬스터길들이기 △세븐나이츠 △마블 퓨처파이트 등의 히트작을 연속으로 선보이는데 성공했다. 그는 "모바일게임은 PC게임과 다르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2016년에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IP(지적재산)를 따와 '리니지2 레볼루션'을 출시해 모바일 MMORPG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이 게임은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 동남아시아, 유럽 등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2017년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 이후, 방 의장은 포브스가 선정하는 10대 주식 부호로 등극하기도 했다.
非게임 투자 늘려 몸집 불리기···하이브·코웨이 투자 '성공적'
모바일 게임의 연이은 성공으로 넷마블의 몸집이 커진 가운데 방 의장은 본격적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당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조금씩 과열되기 시작했고, 게임 사업은 막대한 개발 비용, 시간이 투자되는 데 반해 한번 흥행에 실패하면 그대로 손실로 이어지는 등 리스크가 컸기 때문이다.
넷마블은 렌탈, 엔터테인먼트, 블록체인, 부동산 등 타법인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왔다. 투자한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자사의 게임 서비스를 확장하고, 신규 시장에 진출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계산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넷마블이 출자한 타법인 숫자는 총 64개다. 2018년 40여 개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4년 만에 30% 이상 늘었다.
이러한 과감한 투자는 성공적이었다. 넷마블은 매년 투자한 기업들로부터 높은 수준의 지분법 평가 수익을 거두었는데, 최근 3년 동안 거둬들인 금액은 4820억원을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2020년 1920억원 △2021년 2098억원 △2022년 802억원 등이다.
가장 성공적인 투자로 꼽히는 곳은 렌탈 기업 '코웨이'와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다. 넷마블은 2018년 약 2014억원을 하이브에 투자해 지분 24.87%(708만 7596주)를 확보해 1대 주주인 방시혁 빅히트 대표(36.6%)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랐다. 지난해 지분율은 18.21%다.
하이브는 코스피 시장에 상장 이후, 매 분기 실적 호조를 나타내며 넷마블에 있어선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지난해 하이브 지분 인수 이후 넷마블이 거둬들인 지분 투자법상 수익은 약 2985억원에 달한다.
2019년 인수한 코웨이(구 웅진코웨이)도 성공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2019년 말 약 1조7400억원에 품은 코웨이는 정수기를 비롯한 공기청정기, 비데, 매트리스 등 생활가전을 렌탈 하는 국내 1위 렌탈 업체다. 렌탈 사업은 가입자를 기반으로 매월 일정한 수익을 창출하는 구독 경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어 넷마블에 있어선 탄탄한 캐쉬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지분 인수 이후 3년간 넷마블은 약 2117억원을 벌었다.
이외에도 넷마블은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 패션인테크, AI 사이버 보안 솔루션 기업 에이아이스페라, 빅데이터업체 빅디퍼,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밀리언볼트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를 단행해 사업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이러한 투자 수익에도 주력 사업인 게임 사업이 부진하며 지난해 연간 1044억원 수준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적자 전환한 것이다. 다만 방 의장은 올해 실적 반등을 위해 경영 효율화 등을 예고했다. 과거 방 의장은 놀라운 경영 수완을 보여줘왔던 만큼, 올해 또 한번 '매직'을 보여줄 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방 의장은 과거 CJ 아래에서 어려웠던 넷마블을 다시 살렸으며, 국내 게임 시장 판도를 흔든 업적이 있다"며 "지난해 다양한 분야에 사업을 넓히는 과정 중에 신작 부진이 나타나며 어려움이 있었으나 올해 다수의 신작이 출시될 예정인 만큼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배태용 기자
tybae@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