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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계열분리 첫발도 못 떼···'형제 경영' 플랜B는

유통·바이오 채널 지배구조 2023|현대百그룹

계열분리 첫발도 못 떼···'형제 경영' 플랜B는

등록 2023.06.21 16:09

수정 2023.06.21 17:02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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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정지선·교선 형제 독자노선 가능성 높게 봐양대 지주사 체제 전환도 '계열분리 포석' 시각 다수 정지선, 그린푸드 지분 매각 후 백화점 지분 매입 가능성

계열분리 첫발도 못 떼···'형제 경영' 플랜B는 기사의 사진

재계는 이전부터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형제의 계열분리 가능성을 점쳐왔다. 지주사 체제 전환 또한 계열분리를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이었다.

하지만 인적 분할이 주주총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좌초되면서 정지선 회장의 영향력을 높이는 방안에 대한 관심이 모이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3남인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이 1999년 일찌감치 계열분리 후 승계를 진행해 왔다.

장남인 정지선 회장은 계열분리 이전인 1997년 현대백화점에 과장으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았다. 이후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고 2001년 기획실장 이사를 거쳐 2002년 부사장, 2003년 1월 만 31세의 나이로 그룹을 총괄하는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2004년부터는 현대백화점의 지분율을 늘리며 경영권 승계도 본격화했다. 정 명예회장은 그해 12월 현대백화점 주식 9.6%를 정 회장(당시 부회장)에게 증여한 데 이어 이듬해에도 1.3%를 넘겨줬다. 정 회장의 지분율은 17.1%로 늘어 현대백화점 최대 주주에 올랐다.

정 명예회장은 2004년 11월 차남 정교선 부회장(당시 경영관리팀장)에게도 현대백화점H&S(현 현대그린푸드)의 주식 10%를 넘겨줬고 2006년에도 10%를 추가로 증여했다. 이후 2007년 정 명예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정지선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 3세 경영 체제로 완전히 전환했다.

정교선 부회장은 2004년 현대백화점 부장으로 입사해 2005년 기획조정본부에서 이사를 맡은 후 그해 말 상무, 2007년 전무, 2008년 부사장, 2009년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2011년 말에는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정 회장과 함께 본격적인 '형제 경영'을 시작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정 회장이 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정 부회장이 그룹 핵심사업 중 하나인 현대홈쇼핑을 맡는 식으로 역할을 나눴다. 2018년에는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고 지배구조도 단순화했다. 이와 함께 정 회장이 현대백화점 중심의 유통 부문을 맡고 정 부회장이 비유통 부문인 현대그린푸드를 맡는 경영 분리의 초석을 마련했다.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이 독자 노선을 걷기 위해선 지주사 체제를 기반으로 한 지배력 강화가 필수적이었다. 이 때문에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의 인적 분할을 통해 2개 지주사 체제를 구축한 후 지분 맞교환으로 계열분리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그러나 현대백화점의 지주사 체제 전환이 불발되면서 일단 양대 지주사 체제를 기반으로 한 계열분리에도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그렇지만 지주사 체제가 아니더라도 현대백화점그룹은 계열분리가 어려운 상황도 아니다.

현대그린푸드가 지주사 체제로 바뀌면서 정교선 부회장은 현대지에프홀딩스와 현대그린푸드 지분을 각각 23.8%씩 갖게 됐다. 인적 분할은 기업 분할 시 기존 주주가 지분율대로 신설법인 주식을 나눠 갖기 때문이다. 여기에 현물출자 유상증자까지 이뤄지면 정 부회장의 현대지에프홀딩스 지분율이 늘어나게 되고 결과적으로 지배력 강화로 이어지게 된다.

하지만 정 회장은 이 같은 효과를 누리지 못하게 됐다. 현재 정 회장의 현대백화점 지분율은 17.09%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 회장이 사재를 투입하거나 자신이 보유한 현대그린푸드의 지분을 정 부회장에게 넘기는 방법이 있다.

가장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는 정 회장이 현대그린푸드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다. 정 회장이 가진 현대그린푸드 지분 12.7%(1238만여주)의 가치는 이달 20일 종가(1만3170) 기준 1630억원이다. 같은 날 현대백화점의 종가(5만700원)를 고려하면 정 회장이 사들일 수 있는 현대백화점 주식은 약 321만주에 달한다. 이 지분이 정리되면 향후 현대백화점과 현대지에프홀딩스가 계열분리를 할 때도 수월하게 마무리할 수 있다.

다만 현대백화점그룹은 계열분리 없이 형제 공동 경영 체제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그린푸드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정교선 부회장은 현대지에프홀딩스와 현대백화점 이사회에서 모두 물러나기로 했지만, 현대백화점에서는 미등기 임원으로 그룹 부회장 역할을 지속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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