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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회장 승진 후 리더십 강화···돋보인 글로벌 네트워크

산업 재계 이재용 복권 1년

회장 승진 후 리더십 강화···돋보인 글로벌 네트워크

등록 2023.08.09 07:35

수정 2023.08.09 08:17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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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제한 풀리자 경영 보폭 넓혀···사업장 돌며 '스킨십 경영' '삼성 회장' 선언 뒤 글로벌 현장 경영 잰걸음···출장 또 출장 구글·MS·테슬라·엔비디아 등 연쇄 회동, 4대 그룹과 경제외교

회장 승진 후 리더십 강화···돋보인 글로벌 네트워크 기사의 사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돼 경영 복귀를 공식 선언한 지 오는 15일 1년을 맞는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말 회장 승진 후 국내 사업장을 순회하며 리더십 강화를 위해 바쁜 행보를 보였다. 올 들어선 잇단 해외 출장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재가동했다. 각 계열사의 투자 전략도 한층 속도가 붙었다. 이 회장이 강조한 인공지능(AI), 신성장IT, 바이오, 전장 등 미래 먹거리 준비는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는지 짚어본다. [편집자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 복귀 1년간의 행보는 총수 리더십 강화와 글로벌 네트워크 복원으로 요약된다. 이 회장은 삼성 각 계열사 순회 방문을 이어갔고 임직원 간담회를 잇달아 마련하는 등 현장 경영에 중점을 뒀다. 또 그동안 발이 묶여 끊어졌던 글로벌 인맥과 비즈니스 미팅을 성사시켜면서 주요 사업 현안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

고 이건희 명예회장이 2014년 5월 와병으로 쓰러진 후 강력한 총수 리더십 부재에 시달려왔던 삼성은 이재용 회장 승진을 기점으로 '뉴 삼성' 전략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투자·고용' 강조한 JY, 스킨십 경영과 회장 승진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경제에 힘을 보태고,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정부의 배려에 보답하겠다."

1년 전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은 윤석열 정부의 광복절 특별복권 후 이같은 메시지를 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경제위기 극복이 새 정부의 과제로 부각됐던 만큼, 삼성이 경제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겠다는 의지로 읽혔다.

이 회장은 2017년 국정농단 사건으로 2년 6개월 실형을 받고 2021년 8월 가석방으로 풀려나 형기를 마쳤다. 하지만 정부의 복권이 없었다면 5년 취업제한 탓에 경영활동에 제약이 있던 상황이었다. 오랜 총수 부재로 시름이 컸던 삼성전자는 이후 이 회장이 앞장서 차세대 반도체 기술 투자 등 미래신성장산업 투자 전략을 재가동하게 됐다.

삼성전자 기흥·화성사업장을 시작으로 각 계열사 사업장 순회 방문은 그 후로도 몇 달 간 이어졌다. 이 회장이 공개 일정으로 다녀간 곳만 해도 삼성엔지니어링, 삼성SDS,
삼성인력개발원, 삼성생명,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줄을 이었다. 그 기간 투자가 진행 중인 반도체 패키징 부문, QD-OLED 패널, 전고체배터리 등 진행 상황을 살펴봤다.

사업장 방문 일정에서 재계에서 주목받은 것은 구내식당 점심, 직원들과 셀카 촬영, 직원 가족과 전화통화 등 소통 행보가 꼽힌다. 이를 두고 재계 일각에선 회장 승진을 앞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고, 결국 10월 말 공식 회장 승진을 대외 알렸다. 회장 승진은 복권 후 약 70여일 만에 이뤄졌고 2012년 부회장 승진 후 10년 만이었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이 회장 승진 의결에 대해 글로벌 대외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책임 경영 강화 ▲경영 안정성 제고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절실하다고 판단해 이같이 의결했다고 밝혔다.

복권 이후 약 3개월간 행보는 경영 보폭을 넓히고 새 정부 특사 자격으로 해외로 나가 부산엑스포 유치 등 임무를 수행했다. 이 회장 스스로 복권 직후 "더욱 열심히 뛰어서 기업인의 책무와 소임을 다하겠다"고 밝힌 책임을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0일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삼성전자 북미 반도체연구소에서 머스크 CEO와 만났다. 왼쪽 두 번째부터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칸 부디라지 테슬라 부사장, 앤드류 바글리노 테슬라 CT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한진만 삼성전자 DSA 부사장. 사진=삼성전자 제공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0일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삼성전자 북미 반도체연구소에서 머스크 CEO와 만났다. 왼쪽 두 번째부터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칸 부디라지 테슬라 부사장, 앤드류 바글리노 테슬라 CT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한진만 삼성전자 DSA 부사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글로벌 네트워크 복원에 초점···경제외교관 역할까지

이 회장은 승진 후엔 그간 끊어졌던 글로벌 네트워크 복원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특히 회장 취임 한 달간 발걸음은 글로벌 인맥 과시 행보가 이어졌다.

지난해 11월 한국을 방문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를 시작으로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등을 만나 반도체 사업 현안을 챙겼다. 이 기간 국내 대기업 총수 가운데 가장 바쁜 일정을 소화한 인물은 단연 이 회장이었다.

이 회장은 승진 후 작년 말 아랍에리미트(UAE) 출장을 시작으로 올 상반기 글로벌 현장 곳곳에서 경영 보폭을 키웠다. 이는 해외 사업 등에서 유기적인 협력을 이어왔던 거래선 복원에 초점을 맞춰 신성장 사업 구상에 의지를 드러낸 대목이다. 올초 스위스 다보스포럼 기간 열린 '코리아 나이트' 행사에선 글로벌 정·재계 리더들을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에도 힘을 보탰다.

재계에선 가장 최근 해외 출장이었던 지난 4월 말 정부의 미국 경제사절단을 포함한 약 3주간의 미국 출장 일정에 주목했다. 이 회장은 미국 출장에서 바이오·제약,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인공지능(AI), 전장 등 주요 산업의 20여 개 글로벌 기업 CEO들과 미팅을 가졌다. 외부에 공개된 글로벌 기업으로는 구글과 MS, 테슬라, 엔비디아, 존슨앤존슨,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BMS), 바이오젠, 오가논, 플래그십파이어니어링 등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이 회장과 기념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 기간 단절된 글로벌 네트워크를 복원하고, 미래 성장사업으로 점찍은 AI, 전장용 반도체, 차세대 IT기술, 바이오 등에서 글로벌 CEO들과 미팅을 통해 중장기 비전을 찾았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삼성은 현재 반도체 사업이 정체돼 있기 때문에 최첨단 기술 산업을 육성하고, 하드웨어 중심에서 그동안 간과했던 소프트웨어를 보강해야 한다"며 "여러 산업이 복합적으로 구성된 글로벌 기업이라는 강점을 잘 살려 상호융합 발전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하고 글로벌 경쟁에 노력하는 게 당면 과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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