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 금요일

  • 서울 4℃

  • 인천 2℃

  • 백령 7℃

  • 춘천 1℃

  • 강릉 5℃

  • 청주 4℃

  • 수원 2℃

  • 안동 1℃

  • 울릉도 9℃

  • 독도 9℃

  • 대전 2℃

  • 전주 5℃

  • 광주 5℃

  • 목포 7℃

  • 여수 9℃

  • 대구 5℃

  • 울산 8℃

  • 창원 8℃

  • 부산 8℃

  • 제주 8℃

전문가 칼럼 핀테크, 수익성 있는 성장을 위한 도약의 시기

전문가 칼럼 이혜민 이혜민의 금융이 핀다

핀테크, 수익성 있는 성장을 위한 도약의 시기

등록 2023.08.11 13:13

수정 2023.08.11 14:23

공유

핀테크, 수익성 있는 성장을 위한 도약의 시기 기사의 사진

글로벌 핀테크 시장이 이제는 성년기에 접어들고 있다고 한다. BCG에서 발간한 <금융의 미래에 대한 재구상> 글로벌 핀테크 2023 리포트에 따르면 2020년에서 2022년 사이 핀테크 평균 매출 멀티플은 20배까지 급성장하다 지난 12개월 평균 60% 이상 급감했고, 특히 시리즈 C, D 등 후기 단계 기업들은 펀딩 라운드의 급감을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필자 역시 8년 동안 회사를 운영한 이래 실제 투자를 집행하는 투자회사를 만나기 매우 어려웠고, 핀테크 뿐만 아니라 주변 테크, 스타트업 등 많은 분야에서 투자 유치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렇다 보니 대부분의 기업이 비용을 줄이되, 최적의 비용 집행으로 최대의 매출을 만들어 내어 현금 유출이 가장 최소화될 수 있는 방식으로 기업을 운영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필수적으로 수익성 있는 회사의 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것이다.

침체되어 있는 경기에도 불구하고, 핀테크 산업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탄탄하다. BCG리포트는 핀테크 산업의 높은 수익성과 다른 산업에 비해 부족한 고객 경험, 발전된 금융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미개척 타겟 사용자들의 규모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2030년까지 6배 이상 매출이 성장할 기회의 분야라고 내다본다. 필자 역시 금융 서비스 산업은 여전히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한 분야가 많다고 생각한다.

특히 선진화된 핀테크 국가들의 발전 방향성을 살펴보면 국내 금융산업의 미래 역시 엿볼 수 있다. 필자는 B2B2C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기존 금융기관의 디지털화, 그리고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의 출현을 위해 해당 비즈니스 모델이 앞으로 성장할 여지가 많이 남아있다는 전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BCG보고서에서 실제로 다음 핀테크의 미래는 B2B2X와 B2B 라는 문구를 보고 매우 반가웠다.

B2B2X란 B2B를 통해 창출한 금융인프라와 같은 금융솔루션, 비즈니스모델이나 금융서비스를 개인(C)이나 기업(B), 정부(G) 등에게 제공하는 방식이다. 특히 많은 은행이 새로운 금융서비스와 기술을 통해 혁신을 만들고 싶지만, 기존의 거대한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직접 구축하거나, 이를 위해 필요한 새로운 인력들을 채용하고 조직을 바꾸는 것 등을 모두 진행하기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들이 많이 있다. 이때 핀테크의 금융솔루션이나 서비스를 API 등을 통해 빠르고 효율적으로 구현하는 것이 가능하다.

B2B2X는 이미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부문이지만, 아직 날개를 다 펴지도 않았다. BCG리포트는 이 시장이 2030년까지 CAGR 25%의 성장률을 보이며 연간 매출 4,4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글로벌 핀테크 중에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회사는 트러스트엔진(trustengine)이다. 여기의 대표적인 서비스 세일즈 부메랑(Sales Boomerang)은 대출상품을 제공하는 기업(B)과 대출이 필요한 고객(C)을 연결해주는 점에서 현재 대출 중개 플랫폼이 하는 역할과 비슷하다. 여기에 한 발짝 더 나아가서 고객이 대출받을 준비가 되면 제휴 금융회사에 알려주는 역할을 수행해, 금융회사가 불특정 다수에 대한 마케팅을 하지 않고 최적의 ROI(Return on Investment, 투자 대비 수익)을 창출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이렇듯 기술 플랫폼과 금융회사의 협력은 고객의 대출 경험을 더욱 지능적으로 바꾸는 혁신을 만들어낸다. 플랫폼과 금융회사 및 고객 모두에게 유리한 방법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른바 윈-윈-윈 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국내 핀테크 시장 역시 B2B2X 및 B2B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스타트업과 금융회사가 다음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지금까지 국내 핀테크 및 빅테크들의 서비스는 대개 지급, 결제 수단에 집중되어 성장해왔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국내 지급 결제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간편결제 시장에서 핀테크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6.6%로 2019년(56.2%)보다 10.4%포인트 늘어났다. 당연히 앞으로도 무한 성장할 수 있는 분야긴 하지만, 우리는 넥스트스텝을 찾아야만 한다. 공급자 포화 시장에서 승기를 잡으려면 독점적인 아이디어 또는 대규모 트래픽을 일으키는 서비스여야만 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운영하는 핀다는 대출만 집중하여 서비스해온 4년여 기간 동안 축적된 대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비대면 대출하는 고객의 특성을 분석하고 대출 시나리오를 군집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통 금융회사의 경우, 오프라인 영업에 특화된 마케팅 및 고객 접점 전략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비대면 고객의 특성과 대출 심사에 대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민첩하고 빠른 의사결정을 하는 스타트업의 특성과 빅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예측, 심사 등 모델링하는 기술을 금융회사의 상품을 만드는 노하우에 접목해 고객의 대출 여정에서 구멍이 난 부분들을 하나씩 채워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진정한 시장 파괴자는 '기업'이 아니라 '소비자'다. 지난 초여름, 디커플링의 저자이자 세계적인 석학 탈레스 테이셰이라 교수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고객의 관점에서 사고하는 것이 기업과 사회가 성장하는 점이라는 것을 다시금 상기했다. 필자는 매일 전사 팀원들과 함께 고객이 서비스에 문의하는 내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우리 서비스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에 대해서 의논한다. 실제로 대출의 여정을 겪고 있는 고객이 언제나 답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