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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이자장사' 직접 해명나선 은행권 "당기순익 15년째 제자리···비금융진출 규제완화 필요"

금융 은행

'이자장사' 직접 해명나선 은행권 "당기순익 15년째 제자리···비금융진출 규제완화 필요"

등록 2023.08.29 12:00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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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어 올 상반기까지 높은 수익 낸 은행권수익성 현황에 대해 첫 설명···"ROA·ROE 턱없이 낮아""상생금융 역할 다할 것···규제 완화도 필요해"

박창옥 은행연합회 상무이사가 29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은행산업의 역할과 수익성'을 주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재희 기자박창옥 은행연합회 상무이사가 29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은행산업의 역할과 수익성'을 주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재희 기자

지난해부터 은행권을 향한 '이자장사' 비판이 사그라지지 않자 은행권이 직접 해명에 나섰다. 은행들은 이자수익이 크게 늘어난 탓에 은행을 향한 비판적 시각을 알고 있다고 하면서도 은행 역시 이자수익 비중을 낮추기 위한 수익 다변화와 글로벌 진출 등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규제 완화는 물론 주요국 수준이 비추어 우리나라 은행업 환경에 대한 객관적인 성찰을 통한 중장기적인 방향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은행연합회는 29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은행산업의 역할과 수익성'을 주제로 설명회를 가졌다. 브리핑에 나선 박창옥 은행연합회 상무이사는 "지난 15년간 대출은 약 3배가 증가한 반면 이익은 여전히 10조원대에 머물러 있다"면서 "수익성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대비 절반, 미국 등 주요국 대비 절반이나 그 이하 수준이며 타 금융업이나 주요 산업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07년 은행의 대출자산은 989조원에서 2022년 2541조원으로 지난 15년간 약 2.5배 성장했다. 자기자본 역시 같은 기간 96조8000억원에서 256조9000억원으로 2.6배 늘었다. 반면 당기순익은 15조원에서 18조6000억원으로 24% 상승하는데 그쳤다. 수익성이 자신 및 자기자본 증가에 못 미친다는 것이 은행권의 설명이다.

다만 지난해 기준금리 상승으로 인한 대출금리 등이 상승하면서 은행들은 유례없는 높은 이자수익을 거둬들이면서 '이자장사' 비판의 중심에 서게 됐다. 대출금리보다 예금금리 인상 속도가 늦어지면서 비판의 강도는 더 세졌고 거액의 성과금이 논란이 되며 '돈잔치' 비판도 거세게 받았다. 이에 금융당국은 예대금리차를 매달 공시하게 하고 은행들에게 대출금리가 상승하지 않도록 예금금리 인상을 제한하는 조치 등을 내놓기도 했다.

문제는 올해 들어서도 은행들의 실적이 이어졌다는 점이다. 이날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올해 2분기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7조1000억원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14조1000억원을 벌어들였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4조3000억원(43.9%) 증가했다.

은행연합회가 처음으로 은행산업의 수익성을 주제로 설명회를 가진 것도 은행들의 높은 수익이 이어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은행권 전체에 대한 비판이 더욱 거세질 수 있어서다.

박 상무이사는 "ROE, ROA 등 수익성 지표를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면서 "국내 은행산업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5.2%의 ROE와 0.4%의 ROA 기록함으로써 수익성이 미국 등 주요국 은행들의 절반 또는 그 이하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은행의 ROE는 2000년대 중반 미국은행보다 높았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현재는 미국은행 ROE의 절반을 조금 상회하는 낮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ROA와 ROE는 은행의 대표적 수익성 지표로, ROA는 보유자산으로 순이익을 내는 총자산이익률, ROE는 자기자본이익률을 뜻한다.

은행권의 ROE는 증권·보험 등 타 금융업권 및 여타 주요산업과 비교할 때에도 낮은 수준이다. 지난 2013년부터 2022년 까지 업권별 평균 ROE를 보면 증권업과 보험업이 각각 6.7%, 6.8%로 은행업 5.2%보다 웃돈다. 비금융업 가운데 전기전자 11.0%, 통신 5.7% 보다도 낮다.

박 상무는 "국내은행(은행지주)은 현재 주식시장에서 "고질적인 저평가주"로 인식되어 왔다"며 "이로 인해 금융시장 여건에 따라 자본시장을 통한 우호적 조건의 자금을 대규모로 조달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만큼, 지속적인 수익성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상무는 그간 은행들의 수익성이 나아지지 않는 구조적 원인에 대해서는 "NIM, 대손충당금 등의 변수가 있겠지만 비이자이익을 늘려야 한다"면서 "국내여건이 미국과 같이수수료를 도입하기 어려운 상황인만큼 비금융진출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산관리 서비스 강화, 글로벌 진출 등 비이자이익을 늘리기 위해 은행들이 모두 노력하고 있고 금융당국에서도 규제를 완화하려고 하고 있다"며 "금융당국과 함께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은행이 어느정도 더 수익을 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선진국 은행들의 ROE를 보면 10.2% 수준인데, 이 수준에 맞춰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산성장과 비이자이익 비중이 40~50%까지 성장한다면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의 규제완화도 필수적인 요건으로 꼽았다. 박 상무는 "은행권은 상생금융을 위해 자체적인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고 있다"면서 "이와 함께 은행권이 비금융진출을 위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국에서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논의가 될 때 은행권에서도 당국에 건의를 할 것이고 건의를 해서 규제 완화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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