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지난달 엔비디아 2267억원 담아···해외주식 순매수 1위현 주가, 연초比 244% 상승···증권가 제시 최고 목표가 '800달러'"기존 반도체 기업과 다른 기준의 접근 필요···AI 산업 경쟁 우위"
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간 국내 투자자들은 엔비디아를 1억7185만달러(한화 약 2267억원) 사들이면서 해외주식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7월 엔비디아는 해외주식 순매수 상위 50종목에도 들지 못했으나, '서학개미'들이 대거 베팅에 나서면서 한 달 만에 순매수 순위 2위를 차지했다.
8월 서학개미 해외주식 순매수 1위 종목은 'DIREXION DAILY 20+ YEAR TREASURY BULL 3X SHS' 상장지수펀드(ETF)로, 국내 투자자들이 약 1억9117만 달러(한화 약 2522억원)를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ETF는 20년물 이상 미국 국채에 3배 레버리지 상품으로 채권 투자에 대한 수요가 집중되면서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ETF를 제외한 개별 종목 기준으로는 사실상 엔비디아가 순매수 1위를 차지했다. 서학개미들은 2분기 엔비디아의 호실적과 주가가 여전히 저평가됐다는 분석에 따라 투자 비중을 늘리는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올해 2분기(5~7월) 매출액이 135억달러를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01.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86.9% 증가한 78억달러를 달성했으며, 주당순이익(EPS)은 430% 성장한 2.7달러를 기록하면서 시장예상치를 크게 상회했다.
실적에서는 데이터센터 부문이 두드러졌는데, 103억달러로 전체 매출 비중의 76%를 웃돌았다. 엔비디아는 생성형 AI 및 대규모 언어모델(LLM) 수요 증가로 AI 칩인 A100, H100 등 고성능 플랫폼 채택이 확대되면서 고성장세가 지속됐다.
실제로 젠슨황 CEO는 지난 분기 가속 컴퓨팅(Accelerated Computing)에 대해 언급한 바 있는데, 해당 트렌드가 지속되며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제품 판매 강세가 나타났다.
가속 컴퓨팅은 중앙처리장치(CPU) 기반이 아닌 그래픽처리장치(GPU) 또는 특수 하드웨어 가속기를 사용해 컴퓨터 작업을 수행하는 기술이다. 동시에 대규모의 데이터를 처리거나 인공지능(AI), 기계 학습 등에 유용한 방식이다.
이에 따라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과 인터넷 기업들의 주문량이 많아진 덕분에 회사의 GPU뿐만 아니라 네트워크·소프트웨어 등 플랫폼 전반의 매출이 증가하는 선순환이 나타나는 셈이다.
아울러 업계는 미국의 중국 반도체 수출 제재 영향도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엔비디아의 회계년도(FY) 2024년 매출액, 영업이익, EPS 전망은 1분기 실적보다 각각 45.6%, 77.4%, 70.9% 상향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 주가는 493.55달러(약 65만원)로 연초 대비 약 244% 상승했으나, 이번 실적 발표 이후 시장의 실적 전망치가 더 높아지면서 밸류에이션 부담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해외 유수의 증권사들은 엔비디아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내놓고 있다. 해외 주요 증권사 59곳은 엔비디아에 대해 '투자' 의견을 내고 매수 비율 93.2%, 평균 목표주가를 619.87달러로 제시하고 있다. 현 주가 대비 평균 상승 여력은 31.4%로 현재까지 제시된 최고 목표가는 HSBC에서 제시한 800달러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FY24 연간 매출은 544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삼성전자 반도체와 인텔 매출을 넘어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어 "엔비디아가 이제 소프트웨어와 네트워킹이 결합된 AI 서버를 공급하는 컴퓨팅 플랫폼 업체로 진화했다는 점에서 기존 반도체 업체와의 다른 기준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강재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 발표 덕분에 AI 산업 내 엔비디아의 경쟁 우위에 대한 믿음은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며 "데이터센터 매출의 양호한 성장세, 이익 증대, 밸류에이션 부담 해소의 선순환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안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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