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방산부문, '2조원' 통큰 지원 속 존재감↑

2조원 유상증자로 대규모 투자 단행···초격차 방산 솔루션에 9000억원

글로벌 해양 방산 기업으로서 입지···325조원 잠수함·수상함 시장 진출

빠르고 확실한 김동관 지원사격··· 글로벌 잠수함 프로젝트 입찰 적극적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MADEX(국제해양방위산업전) 한화오션 부스를 방문해 전시된 잠수함을 살펴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한화오션 제공

한화라는 든든한 뒷배를 얻은 한화오션이 '글로벌 해양방산' 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오션은 이사회에서 약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2040년까지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5조원' 달성이라는 목표 하에 △초격차 방산 솔루션 9000억원 △친환경·디지털 선박 6000억원 △스마트야드 3000억원 △해상풍력 토탈 솔루션 2000억원 등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일반적으로 유상증자는 주가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악재로 평가되지만, 이번 한화오션의 유상증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다르다. 확실한 신성장 투자 방향성으로 과거 대우조선해양 시절부터 이어져 온 재무구조 악화에서 벗어나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크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적자가 지속된 상태에서 힘겹게 쌓아온 해양 기술들이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맞이했다"며 "중장기 투자 당위성에 대한 설명이 되어가며 가치 상승을 예상한다"고 평가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앞서 한화오션 인수에 2조원을 투입하면서도 적극적인 추가 투자를 예고한 바 있다. 실제로 인수 3개월 만에 오롯이 투자에만 2조원을 더 투자하면서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확실한 지원에 나섰다는 평가다.

특히 한화오션은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자금 지원 속에서 해양 방산 분야 주도권을 쥐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번에도 초격차 방산솔루션에 9000억원으로 가장 많은 힘을 쏟는다.

한화오션은 한화그룹 편입 이후 8300억원 규모의 호위함(배치3 5·6번함) 수주를 따내면서 해양 방산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화오션이 함정 시장에서 수주 승전고를 울린 것은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

김동관 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국내에서 첫 승전고를 울린 한화오션은 이제 해외 수주로 해양 방산 분야 주도권을 확실히 쥐겠다는 각오다.

방산 분야 투자 중 해외 함정조선소 등에 대한 지분 취득에만 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만 보더라도 글로벌 방산 생산거점 확대에 대한 의지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최근 일부 외신에서는 한화오션이 호주 조선사 오스탈에 대한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영국 방산 컨설팅 회사 '제인스 포캐스트'에 따르면 글로벌 함정 시장 규모는 2031년까지 9930억 달러(약 1315조3278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정세의 불안정 등 지정학적 위기가 더욱 심화된 데에 따라 각국 정부가 국방 예산을 늘린 결과다.

이중 한화오션은 약 2430억달러(약 325조원) 규모의 잠수함과 수상함 시장에 진출한다.

이미 캐나다와 네덜란드·폴란드 등 북미와 유럽에서 차기 잠수함 사업이 대규모로 진행되는 만큼 한화오션은 글로벌 잠수함 프로젝트 입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현재 캐나다 해군은 약 60조원을 들여 12척의 잠수함을 발주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60조원은 미래 유지보수비를 고려한 규모로 척당 건조 비용은 2조원으로 추정된다. 이르면 2026년 계약자를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에서도 오는 2034년까지 기술 이전을 포함해 8조원대 사업규모로 3000톤급 중형 잠수함을 도입한다. 무엇보다 한국-폴란드 간 긴밀한 국방분야 협력을 고려하면 국내 업체의 수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오션은 다음달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리는 폴란드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MSPO 2023)와 10월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리는 2023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등에서 잠수함을 적극 홍보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