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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재계 순위 27위 하림, 왜 '아이스팩'까지 직접 만들까

유통·바이오 식음료

재계 순위 27위 하림, 왜 '아이스팩'까지 직접 만들까

등록 2023.09.06 17:18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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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0일 주주총회···아이스팩제조업 사업목적 추가아이스팩 활용 많은 '닭고기·냉동 HMR'···원가절감 효과유통 계열사 NS홈쇼핑·글라이드 배송에도 활용 가능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재계 순위 27위 하림그룹이 '아이스팩' 제조에 나선다. 하림의 주력 제품은 선도가 중요한 것들이 대부분인 만큼 아이스팩을 직접 만들어 원가를 절감하겠다는 의도다. 여기에 유통 계열사의 신선식품 배송 등에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림은 오는 20일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변경 안건을 의결한다. 이는 사업목적에 포장업, 아이스팩제조업, 그 외 기타 달리 분류되지 않은 제품 제조업 등을 추가하는 것이다.

정관변경 목적은 친환경 아이스팩 제조를 위해서다. 하림은 그간 아이스팩을 직접 제조하지 않았다. 외부 업체에서 납품을 받아 제품과 함께 공장에서 포장만 진행했다. 하림이 아이스팩을 직접 제조하려면 초기 설비에 돈을 쏟아야 하지만, 일단 투자가 이뤄진 이후엔 원가절감을 기대할 만하다. 경영상의 효율도 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 수익원이 될 수도 있다.

하림이 아이스팩을 직접 제조하려 나선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하림이 영위하는 주요 사업 영역 중 하나가 선도 유지가 중요한 육계, 냉동 HMR 등이라는 점이다. 특히 하림은 지난 2021년 10월 '더미식'을 론칭하고 프리미엄을 앞세워 HMR 사업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에는 냉동 국·탕·찌개류 신제품을, 올해 분식 냉동 HMR 브랜드 '멜팅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점으로 비대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며 온라인 주문 수요도 늘었다. 자연스레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아이스팩 사용도 증가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2분기 기준 하림 육계 부문의 온라인 채널 판매비중은 7.3%로 전년 동기 대비 0.4%p 늘었다. 육가공 부문의 온라인 채널 판매비중 또한 5.7%p 증가한 18.5%로 집계됐다.

또 하림은 계열사로 NS홈쇼핑과 이커머스 사업을 영위하는 글라이드를 두고 있다. 이들 계열사는 모두 유통 계열사에 속하는데, 제품 배송과 관련해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특히 하림은 현재 전라북도 익산에 위치한 퍼스트 키친 중간에 2만4061㎡ 규모의 온라인 물류센터를 짓고 있다. 퍼스트 키친은 '닭고기 종합처리센터(14만5445㎡)' 하림푸드의 '푸드폴리스(5만3623㎡)'와 함께 하림그룹의 '푸드 트라이앵글'로 불린다. 이 거대한 식품 단지를 통해 하림이 꾀하는 것은 원료수급~제품생산~소비자까지 연결되는 일종의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것이다.

올해 온라인 물류센터까지 완공되면 중간 유통 과정 없이 퍼스트 키친에서 생산한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바로 전달할 수 있게 된다. 퍼스트 키친을 연결하는 브릿지가 이어지고 그 안에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퍼스트 키친에서 만들어진 제품을 한 곳에 모을 수 있다. 닭고기 종합처리센터에서 원재료를, 이를 활용해 퍼스트 키친에서 제품을 만들고 제조된 제품은 온라인 물류센터로 배송하게 된다. 생산부터 소비자 식탁까지 아우르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판매량이 증가하며 배송에 필요한 아이스팩 역시 수요가 늘었을 것"이라며 "자사몰과 유통 계열사 등의 배송에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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