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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中, CATL 미국 투자 '제동'···K배터리, 반사이익

산업 에너지·화학

中, CATL 미국 투자 '제동'···K배터리, 반사이익

등록 2023.09.18 14:32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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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CATL 대외 투자시 법인주식 100% 보유 지시"IRA 우회하는 CATL, 미·중 압박에 美진출 어려울 듯中 EVE, 美공장 설립···"중국 규제 확산 가능성 높아"

CATL의 미국 투자에 제동이 걸리면서 우리 기업의 수혜가 발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박혜수 기자CATL의 미국 투자에 제동이 걸리면서 우리 기업의 수혜가 발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 회사인 중국의 CATL이 투자 제한에 걸렸다. 중국이 대외 투자 기업의 법인 주식을 전부 보유하라고 지시하면서다. CATL이 미국 진출을 위해 꺼내든 '기술제휴' 방식의 카드도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중국의 압력이 더해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CATL의 입지 확대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면서 국내 배터리 3사에 수혜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18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중국의 산업정책을 담당하는 공업정보화성은 CATL이 대외 투자를 하게 될 경우 설립되는 법인 주식을 100% 보유해야 한다는 지시를 내렸다. CATL은 2019년 이후 독일, 헝가리, 인도네시아 등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데 이번 중국 당국의 조치는 배터리 제조 기술이 유출되지 않도록 단독자본으로만 사업체를 구성하라는 조건을 내세운 것이다.

중국이 대외 투자에 제동을 걸면서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를 우회하고 있는 CATL은 앞으로 미국 내 입지 확대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CATL은 포드, 테슬라와 손잡고 미국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다만 이는 자본을 제공하지 않는 '기술제휴' 방식이다. 전기차 OEM(주문자상표부착)이 투자금액을 모두 부담하고 파트너십 기업 지분을 100% 보유하는 대신 CATL은 배터리 제조 기술을 제공하는 식이다.

IRA 규정상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을 위해선 배터리 부품의 50% 이상이 북미에서 생산돼야 한다. 또 중국 등 FEOC(해외우려집단)에서 생산되거나 FEOC 자본이 투입된 부품을 사용해 제조한 전기차는 세액공제 혜택에서 제외된다. CATL이 자본을 투입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IRA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가능성이 높아 틈새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미 정치권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상태다.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바이든 행정부에 CATL이 IRA 보조금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고 포드-CATL 파트너십은 미 하원 세입위원회와 미중전략경쟁특위가 조사 중에 있다.

CATL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데 중국과 미국의 압박에 미국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이면서 우리 기업으로선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중국 당국의 이번 조치는 합작 형태로 미국 진출이 안 된다는 뜻"이라며 "중국 자본으로 지분을 전부 보유한 채 미국에 진출하기는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중국 기업의 장점이 사라지고 해외 진출을 까다롭게 만드는 것이기에 우리 기업으로선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CATL을 제외한 중국 배터리 제조사의 북미 시장 진출이 확산되면서 중국의 대외 투자 제한 조치가 강화될지 주목된다. 최근 세계 8위 배터리 제조사인 중국 EVE 에너지는 다임러 트럭 등 3개사와 손잡고 21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미국 배터리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CATL은 지분을 보유하지 않지만 EVE 에너지는 해당 공장의 지분을 10% 보유하기로 했다.

또 다른 중국 배터리 제조사인 고션 하이테크(궈시안)도 미국 일리노이주에 20억달러(약 2조6700억원)를 투자해 내년 완공을 목표로 40GWh의 배터리 셀과 10GWh 배터리 팩을 생산할 수 있는 배터리 제조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자회사 고션을 통해선 미시간 주에 24억달러 규모의 양극재 생산 공장 설립도 함께 추진 중이다.

김필수 교수는 "중국 당국은 자국 업체가 생산하는 전기차의 전자부품을 100% 중국산만 사용하라는 등의 조건을 내걸기 시작했다"며 "중국산 자립을 키우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중국의 또 다른 규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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