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소비자보호·내부통제 약속한 GA 자율협약한화생명 상품 '보이콧' 사태에 '말만 자율' 오명중소형 GA 미참여···곳곳 빈틈 막아야 할 숙제도
다만 일부 업체가 갈등을 빚는 등 협약 과정이 매끄럽지 않은 데다, 중소형 GA는 참여하지 않은 상황이라 앞으로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보험대리점협회는 20일 소속 설계사 1000명 이상 대형 GA 39곳과 '보험대리점 소비자보호와 내부통제를 위한 자율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차수환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와 협약 참여사 대표이사, 준법감시인 등 업계 관계자 6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건전한 모집질서 확립을 위해 ▲과도한 스카우트 예방 노력 ▲허위·과장 광고행위 금지 ▲판매과정별 법규·판매준칙 준수 ▲보험설계사 전문성 제고와 상품 비교·설명제도 안착 ▲준법·내부통제 운영시스템 컨설팅 지원과 정보공유 등 5대 실천과제를 선정했다.
이번 자율협약에는 초대형 GA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와 자회사형 GA 8곳도 동참했다.
그러나 아쉬운 대목은 협약 진행 과정에 잡음이 많았다는 점이다. 앞서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생명보험협회 준회원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GA자율협약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덩치를 더 키울 예정이었던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입장에선 설계사 영입에 제한을 둘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이에 가장 규모가 큰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자율협약에서 제외될 경우 의미가 희석될 것을 우려한 GA경영자협회의회는 한화생명 상품 판매를 보이콧하기로 했다. 한화생명 상품 판매 프로모션(시책)을 상품 판매일로부터 1년 후에 지급하기로 결의한 것이다. 이는 시책에 따라 움직이는 설계사들에게는 사실상 판매를 중단하라는 메시지다.
결국 이경근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대표이사는 김용태 보험대리점협회장과 참여 여부 통보일 하루 전인 지난 14일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김 협회장은 자율협약 취지를 설명하고 결국 한화생명금융서비스도 자율협약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마중물로 삼성생명금융서비스와 DB금융서비스 등 GA협회에 속하지 않은 다른 자회사형 GA도 잇달아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와 관련 보험업계에서는 이를 계기로 업체간 극명한 입장 차이가 드러났다는 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제 판매를 하는 GA에서 상품을 보이콧하면 보험사는 어쩔 도리가 없다"며 "앞으로도 GA의 비위를 맞추지 못하면 같은 방식으로 길들이기에 나서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특히 중소형 보험사 사이에서는 앞으로 소규모 GA의 가입도 독려하면 울며 겨자 먹기로 참여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푸념도 들린다.
제재의 범위가 아직 제한적이라는 것도 한계로 지목된다. 이번 GA자율협약에 참여한 곳은 설계사 1000명 이상의 대형 GA다. 따라서 그 이하의 군소 GA는 해당 사항이 없기 때문에 업계 자정력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실제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율협약식이 있던 당일에도 GA 메가인포에셋은 과도한 설계사 정착지원금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자율협약식으로 스타트는 끊었지만 향후 원수보험사, 중소형 GA들과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은 셈이다.
협회는 앞으로 자율협약에 참여하지 않은 대형 GA와 설계사 수 500명 이상, 1000명 미만인 대형 GA 20개사에 대해서도 자율협약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다. 또한 이날 정기이사회를 통해 자율협약 운영위원회를 구성, 협약사항이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용태 한국보험대리점협회장은 "자율협약은 보험대리점의 자율적인 책임경영 구현과 내부통제체계를 구축하는 선언이며, 소비자에게 신뢰회복을 위한 진정한 가치를 공유하고 실천하는 자리"라며 "보험대리점의 자율협약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하고 미래를 구축하는 혁신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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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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