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SPC삼립 대표 교체···'삼립' 사명 변경 앞두고 전략 재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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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삼립 대표 교체···'삼립' 사명 변경 앞두고 전략 재정비

등록 2026.03.09 16:15

김다혜

  기자

경재형 부사장 사임으로 대표 인선 재편정인호·도세호 각자대표 체제···글로벌 사업 전략 변수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SPC삼립이 사명 변경과 지주 체계 정비를 추진하는 가운데 대표 인선이 전면 교체되며 경영 전략에도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산업재해 논란 이후 안전 투자 확대와 비용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SPC'를 떼고 '삼립'으로 새 출발을 준비하던 시점에 경영 체제까지 재편된 것이다. 특히 글로벌 사업 확대를 담당할 예정이던 경영진이 교체되면서 향후 해외 사업 전략에도 일정한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PC삼립은 도세호 상미당홀딩스 대표와 정인호 전 농심켈로그 대표를 각자대표로 내정했다. 경재형 수석부사장이 사임하고 김범수 대표가 임기 만료로 물러나면서 대표 체제가 새롭게 재편됐다. 두 사람은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당초 SPC삼립은 김범수 대표와 경재형 수석부사장을 각자대표로 선임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경 부사장은 글로벌 전략과 영업을 맡아 해외 사업 확대와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이끌 역할로 거론됐다. 삼성전자 출신인 그는 재무와 경영관리 조직을 거쳐 영업·사업 부문을 두루 경험하며 그룹 내에서 전략과 사업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그러나 경 부사장이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대표 인선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SPC삼립은 이후 도세호 상미당홀딩스 대표와 정인호 전 농심켈로그 대표를 각자대표로 내정하며 경영 체제를 다시 정비했다. 기존 투톱 체제는 유지하되 인선을 조정해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새 각자대표 체제에서는 역할 분담도 달라질 전망이다. 정 대표는 식품 산업과 글로벌 브랜드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경영 전반과 해외 사업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농심켈로그 대표를 지내며 국내 식품 시장과 글로벌 브랜드 사업을 이끈 경험이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 대표는 생산과 안전 관리 등 내부 운영을 중심으로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김범수 대표는 임기 만료로 대표직에서 물러난다. 다만 향후 푸드사업 분야 전문성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그동안 SPC삼립의 식품 사업 확대 과정에서 역할을 해온 만큼 향후 그룹 내 식품 사업 전략에도 일정 부분 관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대표 교체는 SPC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도 맞물려 있다. SPC그룹은 최근 지주사 '상미당홀딩스'를 출범시키며 그룹 구조를 정비하고 있다. SPC삼립 역시 이러한 변화에 맞춰 브랜드 체계와 경영 구조 재편에 나섰다. 회사는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 상호를 기존 'SPC삼립'에서 '삼립'으로 변경하는 정관 개정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SPC 간판을 떼고 식품 기업으로서의 독자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다. SPC삼립은 최근 몇 년 사이 산업재해 문제로 생산 현장 안전 관리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이에 따라 설비 개선과 생산 구조 조정, 안전 투자 확대 등이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조치에 따른 비용 증가와 원가 부담이 겹치며 단기적으로 수익성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적도 둔화된 상태다. SPC삼립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조3705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87억원으로 59.2% 줄었다. 원가 부담과 투자 확대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전략을 담당할 경영진이 교체된 만큼 해외 사업 추진 속도나 방향에도 일정한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안전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글로벌 사업이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거론돼 온 만큼 새 경영진이 성장 전략을 어떻게 재정비할지가 향후 실적 개선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SPC삼립 관계자는 "식품 및 글로벌 시장 경험을 갖춘 정인호 대표이사 내정자가 경영 전반과 글로벌 사업을 이끌 예정"이라며 "김범수 대표는 임기 만료 이후 푸드사업 분야 전문성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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