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주간 희망퇴직 접수···강력한 구조조정 나서대규모 투자 단행···올 상반기 영업손실 285억원수익성 악화에 상장 준비 발목···시기도 '불투명'
야놀자는 한때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대어급으로 떠올랐던 곳이다. 그러나 공격적인 외형 확대와 마케팅, 연구개발(R&D) 등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한 탓에 수익성이 단숨에 쪼그라들었고 상장 준비마저 불투명해졌다.
이로 인해 야놀자는 단기간에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방법으로 '감원 조치'를 내세운 모양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야놀자는 지난 18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접수 기간은 내달 6일까지다. 퇴직일의 경우 월 급여 4개월 일시지급을 받는 직원은 이달 말, 유급휴가 3개월을 선택한 직원은 내년 1월경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희망퇴직에 대한 내부 직원들의 볼멘소리도 피할 수 없었다.
야놀자 한 직원은 "회사가 돈이 없는 것도 아닌데 갑작스럽게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건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한 게 가장 큰 이유 아닐지 싶다"며 "그간 근무해 왔던 직원들을 생각하지 않는 막무가내식 조치에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다만 외부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조직 구축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는 게 야놀자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업계에선 야놀자가 올해에 들어서면서 2분기 연속 적자를 내는 등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야놀자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2417억원) 대비 33.2% 증가한 3220억원을 기록한 반면 영업손실은 28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야놀자와 여행·숙박 플랫폼 업계 1,2위를 다투는 여기어때가 상반기 매출 1574억원, 영업이익 182억원을 거둔 것과는 대조적인 분위기가 된 것이다.
야놀자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이수진 총괄대표의 향후 목표인 '글로벌 원톱 트래블 테크 기업' 도약에도 제동이 걸리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6월 '인터파크 비전 선포 미디어데이'에서 오는 2028년까지 인바운드(외국인 방한 관광객) 5000만 시대를 열어 '관광대국' 육성에 기여하겠단 포부를 밝혔지만 인력 부족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업계 안팎에선 야놀자가 보유한 인벤토리와 야놀자클라우드의 네트워크를 결합해 국가별 여행 콘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외에도 야놀자는 고객들의 이용 편의성을 제공하고자 연중 365일 오전 9시부터 새벽 3시까지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인력 감축으로 인해 응대가 지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소비자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야놀자가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선 가운데 향후 IPO 추진을 어떻게 준비해 나갈 것인지도 주목할 부분이다.
당초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 이상 비상장사)' 기업 등극 가능성까지도 점쳐졌던 야놀자는 지난 2021년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가 17억달러(약 2조3000억원)를 투자하면서 두둑한 실탄을 확보하게 됐다. 이후 미국 나스닥 시장 문을 적극 두드릴 것이란 업계의 예상과 달리 아직 뚜렷한 상장 시기와 방향성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야놀자 관계자는 "구체적인 IPO 추진에 대해선 드릴 말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야놀자는 지난 4월 생산성 저하를 이유로 코로나19 이후 지속 실시해 오던 '상시 원격근무제(재택근무)'를 폐지, 출근과 재택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면서 내부 반발이 일기도 했다. 무기한 원격 근무를 파격적인 복지 혜택으로 내세우던 야놀자의 갑작스러운 제도 변경으로 인해 직원 혼란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내부적인 불만이 속출하자 당시 이 대표는 사내 소통 채널을 통해 "야놀자 생산성은 바닥 수준, 정확하게 말하면 이미 성장을 멈췄다"며 "세계적인 기업들도 원격근무나 재택근무의 생산성 저하 측면을 고려해 출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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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윤서영 기자
yunsy@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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