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 '한국행 단체관광' 허용키로···6년여만면세점·여행사, 중국 관광객 맞이할 채비 나서우선적인 '관광 인프라 회복' 필요하단 지적도
이른바 '큰 손'으로 불리는 유커(중국인 단체 관광객)는 한때 전체 방한 관광 인원의 절반에 달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11일 중국 문화여유부(문화관광부)는 전날 자국민의 단체여행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허용 대상은 한국·미국·일본 등 세계 78개국이다.
중국 정부의 이번 발표로 한국행 단체관광은 6년 5개월 만에 자유화됐다. 앞서 중국은 2017년 3월께부터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의 일환으로 한국행 단체 비자 발급을 사실상 중단한 바 있다.
이후 전국적 단체관광이 일부 풀리는 분위기였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 1월께부터 중국 정부는 또다시 자국민의 해외여행과 단체 여행을 명시적으로 금지했다.
그러는 동안 중국인 고객 매출 비중이 컸던 면세점과 여행사 등의 실적은 줄곧 내리막을 걸어왔다.
실제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443만1000명) 가운데 중국인 비중은 12.3%(54만6000명)에 그쳤다. 사드 사태 이전인 2016년 중국인 관광객이 연간 800만명을 훌쩍 넘어서면서 전체 외국인 방문객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던 것과는 대조되는 분위기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상반기(280만2000명)와 비교해도 5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수치다.
이로 인해 면세점과 여행사 등 관광업계는 유커의 한국행(行) 재개 소식에 여느 때보다 들뜬 분위기다.
롯데면세점은 중국 북경과 상해 등 주요 도시에서 로드쇼 행사를 개최하는 등 현지 마케팅 활동 강화에 나설 전망이다. 또 에이전트와 함께 면세점 쇼핑코스가 포함된 방한 관광 패키지 등을 제작해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직접 유치할 계획이다.
국내에선 중국 고객 유치 채널 확대를 위해 인바운드 여행사와 우호적 관계 형성에 힘쓰는 것은 물론 대(對)중국 고객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알리페이, 유니온페이 등 페이먼트 시스템과 연계한 할인과 프로모션을 선보인다. 더불어 동남아, 일본인 고객에 집중됐던 모델 팬미팅과 콘서트 등도 활발히 전개할 방침이다.
신라면세점은 서울점, 제주점에 통역 전담 인력과 각종 홍보물, 쇼핑 편의 등 시설·인프라를 점검하기로 했다.
인천공항점, 김포공항점 등 공항면세점에서는 럭셔리 패션과 주류 등 중국인 관광객의 선호도가 높은 상품 위주로 특별 프로모션을 계획하고 있으며 신라인터넷면세점은 중국인 사용 습관에 맞춘 온라인몰 개편에 나선다.
이외에도 신라면세점은 중국 현지 사무소를 통해 중국 내 마케팅 활동도 적극 강화할 예정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중국 고객이 다시 한국을 방문할 것을 대비해 현지 페이먼트 업체들과의 제휴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홍보 등을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사드 배치와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 등으로 경쟁력이 악화된 관광업계에게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은)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라며 "9월 말 중추절, 11월 광군제를 앞둔 만큼 하루빨리 유커가 다시 한국을 방문해 관광과 면세점 쇼핑을 즐겼으면 하는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사도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는 한국의 매력을 알릴 수 있는 차별화된 상품을 기획해 중국 여행객들이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인상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는 모습이다.
모두투어는 중국어 가이드와 호텔, 식당, 쇼핑센터, 일정 등 국내 관광 인프라 점검·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 한국관광공사, 지자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지역 특화 여행상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패키지 형태를 비롯해 마이스(MICE) 행사 유치를 위한 노력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인터파크트리플은 단순히 유명 관광지를 방문하는 '관광'에 그치는 것이 아닌 콘서트, 뮤지컬, 전시 등 문화상품을 관람하고 한국에서 즐길 수 있는 '체험'이 중심이 되는 상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야놀자와 인터파크트리플이 보유한 방대한 여행 데이터를 활용해 로컬에서 즐기는 것과 같은 체험을 제공하는 등 중국 관광객이 한국을 더 깊이 경험할 수 있는 상품을 기획할 방침이다.
다만 이번 중국인 단체관광 허용에 따라 '관광 인프라 회복'이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을 비롯한 근접국은 재방문을 촉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성공 요소"라며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와 적극적으로 협업한 지역 여행의 활성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방 공항의 활성화, 지역 간 교통 이슈 해결, 지방 관광지 언어장벽 해소 등은 물론 지역의 관광자원을 하드웨어적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각 지역에서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과 문화상품 등의 발굴과 이를 홍보할 수 있는 K-여행플랫폼의 글로벌화가 병행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윤서영 기자
yunsy@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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