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銀 변동형 주담대 금리 상단 7.13%은행채·코픽스 상승···가계대출 억제도 영향연말까지 대출 금리 지속 오름세 전망 우세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4.54~7.13%로 집계됐다. 주담대 금리 상단이 7%를 돌파한 것인데 불과 2달 전만 해도 상단이 6.05%였던 것과 비교하면 1%포인트 이상 뛰었다. 고정 금리도 상단이 일주일 전 연 6.54%에서 연 6.67%로 올랐다.
한국은행이 지난 2·4·5·7·8월에 이어 10월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대출 금리 오름세는 꺾일 줄 모르는 모습이다.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간 괴리가 생기면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없더라도 연말까지 대출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대출금리가 우상향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은행채 금리 상승 때문이다. 은행이 대출을 위해서는 은행채 등을 발행해 돈을 빌려야 하는데 이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어서다.
은행채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 국채 금리가 '긴축 장기화'에 따라 상승 속도가 빨라졌다. 미 국채 금리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연 4.9% 선을 넘었는데, 이는 2007년 이후 처음이다. 미국 연반준비제도(연준‧Fed)는 연내 한 차례 추가 인상을 시사하면서 긴축 기조가 더 길게 이어질 것임을 드러냈다.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기준금리 인상이 부담스러워졌지만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때문에 일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1년물(무보증·AAA) 금리는 지난달(4.006%) 8개월 만에 4%대를 돌파한 뒤 이달 18일엔 4.104%까지 올랐다.
조달비용이 증가하면서 주담대 변동금리의 준거금리인 코픽스(신규취급액 기준)도 지난달 3.82%로 한 달 새 0.16%P 뛰어올랐다. 앞서 지난 4월 코픽스는 3.44%로 기준금리(3.50%)보다 낮아졌지만 5월 3.56%, 6월 3.70%까지 올랐다가 7월(-0.01%P)과 8월(-0.03%P) 떨어지더니 석 달 만에 다시 반등한 것이다. 시중 은행들은 지난 17일부터 신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에 이날 공개된 코픽스 금리를 반영하면서 금리를 일제히 올린 상황이다.
여기에 수신 금리 경쟁도 대출 금리를 밀어 올리고 있다. 은행과 저축은행 등은 지난해 높은 금리에 몰렸던 예적금 만기가 돌아오면서 이를 잡으려 예금금리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코픽스는 예·적금 금리 영향을 받는데 예금 금리가 오르면 대출 금리가 오르는 구조다. 이 둘의 금리는 비슷한 추이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은행권에서 대출금리가 연말까지 지속적으로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선 금리 상승세가 지속되면 주담대 금리가 8%를 돌파할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몇 달 전만 해도 대출금리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코픽스 상승세 등을 보면 대출 금리가 빠른 속도로 다시 오르는 모습"이라면서 "대내외 상황을 따져봤을 때 연말까지 대출금리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주담대가 더 높은 수준으로 치솟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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