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증권사, 키움증권 목표주가 잇따라 하향영풍제지 미수금 관련 손실 최대 3550억원 예상돼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키움증권은 전 거래일 대비 1200원(1.57%) 오른 7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키움증권의 주가는 영풍제지 미수금 발생 공시 다음 거래일인 지난 23일 7만원대로 내려앉았다. 키움증권이 7만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 20일 키움증권은 장 마감 후 영풍제지 하한가로 인해 미수금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해당 공시에 따르면 20일 기준 영풍제지 종목에 대한 미수금 규모는 약 4943억원으로, 이는 키움증권의 상반기 순이익 4259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키움증권 측은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금을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이슈로 인해 키움증권은 그간의 주가 상승 폭을 반납해야 했다. 키움증권의 주가는 지난 23일 하루 새 약 24% 급락하며 10만원 선이 붕괴됐다. 공매도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판단한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키움증권 등 4개 종목을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 이날 하루 동안 정규시장과 시간 외 시장에서 키움증권을 비롯한 이들 종목에 공매도를 금지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번 사태는 키움증권의 리스크 관리 여부에 대한 의구심으로 퍼지게 됐다. 지난 4월 국내 증시를 덮친 차액결제거래(CFD) 사태 이후 증권사의 신용거래 리스크 관리 및 내부통제가 대두되는 상황에서 키움증권의 낮은 증거금률은 시장의 지적을 면치 못했다.
실제로 지난 7월부터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 등의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영풍제지에 대한 증거금률을 100%로 설정했다. 영풍제지에 대해 전액 현금 매수만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미수거래를 사전에 차단한 것이다. 반면 키움증권은 영풍제지에 대한 증거금률을 40%로 비교적 낮게 책정하고 있었다.
지난 18일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및 미결제 위험이 증가한 20개 종목에 대한 증거금률을 100%로 상향했다. 19일엔 8종목, 20일 15개 종목에 대해 증거금률을 상향했으나, 증권가에서는 그간 영풍제지 위탁증거금률이 낮았던 점과 손실 발생 후 리스크 관리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다소 아쉽다고 평가했다.
미수금 발생 사태는 곧 키움증권의 하반기 실적에 대한 우려로 퍼져나갔다. 증권가는 현재 키움증권은 리스크 관리가 최우선이기 때문에 당분간 신용거래를 제한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른 이자 이익 감소, 영풍제지 발 손실은 4분기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을 덧붙였는데,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미수금 발생에 따른 손실 규모는 2500억원에 달한다.
때문에 증권가는 영풍제지 미수금 발생 이슈가 키움증권의 하반기 실적과 주가 모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목표가 조정에 나섰다. 미수금 발생 4일 차인 이날 기준 다섯 곳의 증권사에서 목표가를 하향 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증권은 키움증권에 매수 의견을 유지하되 목표주가를 기존 12만5000원에서 10만원으로 조정했다. 하나증권과 KB증권 또한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각각 14만원에서 12만5000원, 13만원에서 12만3000원으로 제시했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미수금 관련 손실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냈다. 우 연구원은 "미수금 관련 최대 손실액은 3550억원 수준으로 생각된다"라며 "4월에 발생한 키움증권의 CFD 관련 손실 800억원이 아직 전체 회수되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미수금 회수 기간은 더 길어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설명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그간 높은 거래대금, 낮은 채권 트레이딩, 프로젝트파이낸싱(PF),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에 따른 긍정적인 실적 전망과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라며 "다만 이번 사태로 인한 추가 충당금 등 요인을 감안했을 때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주가 흐름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웨이 한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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