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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대통령도 '작심비판'···카카오 핵심 5개社 모두 사면초가

IT 인터넷·플랫폼

대통령도 '작심비판'···카카오 핵심 5개社 모두 사면초가

등록 2023.11.02 15:25

수정 2023.11.02 16:12

임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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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택시에 대한 카카오 횡포 부도덕, 제재해야"카카오모빌, 택시 수수료 체계 개편 위한 간담회 열기로카카오 "최고 비상 경영 단계"···뱅크·페이·엔터도 위기감

카카오가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놓였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한 금융감독원의 전방위적인 조사에 더해 윤석열 대통령까지 카카오에 대한 제재 필요성을 역설하자, 공동체 내부의 혼란이 극에 달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오전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열린 '민생 타운홀 미팅'(비상경제민생회의) 도중 "카카오의 택시에 대한 횡포가 매우 부도덕하다"고 비판했다.

카카오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그래픽=이찬희 기자카카오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그래픽=이찬희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서비스하는 택시 호출 서비스 '카카오T'의 독점적 위치를 활용한 고(高) 수수료율을 지적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처음부터 받을 돈을 딱 제시하고 시장에 뛰어든 것이 아니고, 그야말로 유인을 다 시켜놓고 나서 가격을 올린 것이라 부도덕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행사에 참석한 국무위원들을 향해 "이에 대해서는 반드시 우리가 조치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소식이 전해진 뒤 카카오 내부는 한바탕 소동이 났다는 후문이다. 대통령이 특정 기업을 노골적으로 지목해 지적한 것은 이례적이라서다. 한 카카오 공동체 임원급 관계자는 "공식 석상에서 대통령이 한 회사를 콕 집어 비판한 데 놀랐다"면서 "그간 금감원의 조사와는 또 다른 차원의 위기라고 인식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즉시 회의를 열어 택시 수수료 체계 전면 개편을 위한 택시단체들과 소통의 장을 열기로 했다. 회사는 같은 날 7시경 입장문을 통해 "최근 제기된 여러 우려에 대해 당사는 그동안 해온 사업에 대해 업계 및 국민들의 목소리와 질책을 전달해 준 것으로 생각해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빠르게 택시 업계와 간담회를 개최해 수수료 개편을 포함한 택시 서비스 전반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이번 간담회를 통해 택시 기사·승객·정부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모두가 더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로 개편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택시 '카카오T 블루'.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제공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택시 '카카오T 블루'.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제공

카카오모빌리티 외 핵심 계열사 내부 분위기도 암울하다. 전날 국민연금은 카카오와 카카오페이의 주주권 행사를 보다 강화하는 방향으로 보유 목적(단순→일반투자)을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그러자 업계에서는 주주권 행사를 보다 강화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담긴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이 경우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정관 변경이나 회사 임원의 위법행위에 대한 상법상 권한 행사 등이 가능해진다.

카카오 성장의 기반이 된 카카오톡 등 플랫폼 사업도 비상이다. 지난해 말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이 동작을 멈추며 온 국민이 혼란을 겪자, 플랫폼 독과점 해소에 대한 목소리가 커진 탓이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조종 의혹 '사법리스크'가 발목을 잡는다.

앞서 이를 조사하던 금감원은 최근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만약 카카오 법인이 양벌규정에 따라 벌금 이상의 형을 받으면, 카카오는 관련 법상 카카오뱅크의 지분을 팔아야 한다.

또 SM엔터테인먼트와 협업해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구상에도 일정 부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는 현상황을 최고 비상 경영 단계로 인식하고, 각 공동체의 준법 경영 실태를 점검하는 기구를 마련해 사회적 눈높이에 부응하는 경영 시스템을 갖춘다는 방침이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은 당시 "최근 상황을 겪으며 나부터 부족했던 부분을 반성하고, 더 강화된 내외부의 준법 경영 및 통제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우리가 지금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공동체 전반의 고민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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