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구광모·정의선 회동 후 협업 급물살 LG전자, 현대차에 차량용 webOS 장착한 IVI 공급LG디플 OLED, LG엔솔 합작공작·금융상품 맞손
LG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전장사업을 점찍고 전기차 배터리부터 디스플레이, 전기차 부품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완성차 사업을 하는 현대차와 협업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구광모 회장과 정의선 회장은 지난 2020년 6월 만나 전기차 배터리 개발 방향과 협력 방안을 모색한 바 있다. 당시 정 회장은 LG화학 오창 공장을 방문해 구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전기차용 배터리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양사는 배터리 합작공장부터 디스플레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금융상품 등 전방위로 협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1일 2024년형 제네시스 GV80과 GV80 쿠페 신모델에 차량용 webOS 콘텐츠 플랫폼을 적용한 인포테인먼트(IVI) 시스템을 공급하며 모빌리티 영역에서 새로운 고객경험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LG전자가 차량용 webOS 콘텐츠 플랫폼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webOS는 LG 스마트 TV를 구동하는 운영 체제로 LG전자는 TV에 적용돼 검증된 webOS를 기반으로 차량에 특화된 webOS를 개발했다.
은석현 LG전자 VS사업본부장은 "차 안에서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하는 webOS를 비롯해 완성차 고객은 물론 운전자와 탑승객에게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전장 솔루션을 계속해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현대차에 차량용 OLED 패널을 공급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메르세데스 벤츠 프리미엄 라인과 제너럴모터스 캐딜락을 고객사로 확보한 상태며 올해 말부터 현대차 제네시스에도 패널을 납품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에는 LG디스플레이의 27인치 OLED를 활용한 파노라믹 디스플레이가 장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 전장사업의 핵심인 배터리를 제조하는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와 가장 긴밀하게 협업하는 곳이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전기차 배터리 공급을 위한 배터리 생산 합작 공장을 조지아주에 짓고 있으며 지난 9월 20억 달러(약 2조6000억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양사가 조지아주 배터리 생산시설에 투자하는 금액은 총 75억9000만달러(약 10조원)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인도네시아에서도 합작공장을 운영한다.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공장은 총 11억 달러(약 1조4500억원)가 투자됐으며 현재 시험 가동 중이다. 내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연산 10GWh 규모(전기차 약 15만대분)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그룹의 금융계열사인 현대캐피탈과도 협력 중이다. 양사는 지난 1일 국내 최초로 사용 후 배터리의 잔존가치 평가 기술을 활용한 전기차 특화 금융상품 '배터리 라이프케어'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배터리 라이프케어는 현대차(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제네시스(GV60), 기아(EV6) 차량을 리스 혹은 렌트 방식으로 이용하는 고객들의 차량 잔존가치를 높게 설정해 월 납입금 부담을 낮춰주고 배터리 관리가 우수한 고객들에게는 리워드 혜택을 제공한다.
기존 관련 상품은 계약 만료 시점의 차량 가격을 누적 주행거리로 평가했지만 배터리 라이프케어는 '사용 후 배터리'의 가치로 평가함으로써 고객들의 월 이용료 부담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한편 현대차그룹과 LG그룹은 선대 총수 시절에도 합작사 설립 경험이 있다. 고 구본무 LG회장과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은 2007년 북한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눈 뒤 2010년 배터리시스템업체 'HL그린파워'를 설립했다. 이후 현대모비스가 LG 측 지분 전량을 인수한 뒤 현재 사명을 H그린파워로 변경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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