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자동화 업체로 진입장벽 낮아경쟁심화 시 실적 저하 우려도 적지 않아금투업계, 고무줄 몸값에도 의문 제기
웅진그룹이 2차전지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가는 급등하고 있지만 정작 이큐셀은 물류자동화 업체이기 때문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화그룹 계열사 이큐셀은 공시를 통해 인수 우선협상자로 웅진그룹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큐셀은 이후 본 실사 및 계약체결 등의 일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2차전지로 사업영역을 확장한다는 소식에 웅진의 주가는 급등했다. 지난 15일 웅진은 상한가를 기록하며 1522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이날 17.48% 오른 1788원에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에선 웅진그룹의 2차전지 사업 진출에 업계에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번 인수 대상인 이큐셀은 2차전지 핵심 장비를 공급하는 업체가 아닌 물류자동화 업체이기 때문이다.
이큐셀은 계열사 지이(GE)와 합병 후 2차전지 물류자동화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주요 제품은 컨베이어, 리프터, 스토커 등이다. 해당 제품은 진입장벽이 낮은데, 이에 경쟁 심화 시 높은 실익을 거두기 힘들다.
실제로 이큐셀은 올해 적자 전환을 알렸다. 이큐셀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594억원 영업이익 33억원을 달성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1억원으로 줄었으며 2분기 16억원의 영업손실, 3분기 1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폭을 키웠다.
이큐셀의 이날 시가총액은 1069억원이다. 그러나 해당 시가총액은 최대주주 이아이디가 이큐셀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당시 높은 가격을 책정해 끌어올린 몸값이라는 분석이다.
이아이디는 지난 2020년 이큐셀이 매매거래정지 처분을 받은 이후 이큐셀의 주식 3000만주를 75억원에 취득했다. 당시 이큐셀의 주식가치는 주당 2500원으로 책정됐다. 지난 2021년 7월 이큐셀의 유상증자 때 책정된 주식가치는 주당 1500원이었으며, 2022년 계열사 GE와의 합병 시 책정된 주식가치는 652원이었다.
지난 4월에 이르러 이아이디는 이큐셀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돌연 주식가치를 거래정지 전 주가인 주당 3100원으로 늘렸다. 즉, 헐값에 지분을 사들이고 높은 가격에 자금을 조달한 것이다. 웅진그룹이 이큐셀을 현 시가총액에 인수한다고 가정하면 GE와의 합병 당시 주당가치 652원보다 3배는 높은 금액에 인수하게 된다.
웅진그룹의 이번 인수에 대해 이재모 그로쓰리서치 대표는 "웅진그룹이 이큐셀을 인수하려는 의도는 기존 사업영역 중 유통 부문에서 활용도 있는 사업이기에 기술 내재화 측면에서 인수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라며 "다만 거래정지 기준 시가총액 1069억원은 기업가치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고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이큐셀 자체만 놓고 보면 내재가치가 높지 않을 수 있으나 웅진그룹의 신성장 동력 제고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검토된 것일 수 있다"라며 "곧바로 2차전지 핵심 사업을 시작한다기보다는 구상 중인 사업에 이큐셀이 도움 된다는 판단하에 투자에 나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한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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