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출신' 전직 금융인 후보로 급부상"대구은행 '전국구' 도전에 노하우 필요"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 회장 인선과 맞물려 전직 금융인이 후보군으로 떠오르며 내부 인사와의 경쟁을 예고하는 모양새다.
현재 DG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자문기관의 추천을 받아 내·외부 인사로 구성된 롱리스트를 추리고 있는데, 허인 전 KB금융지주 부회장과 이경섭 전 NH농협은행장,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 등이 후보에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먼저 허인 전 KB금융 부회장은 업계에서 인정받는 금융 전문가다. 1988년 장기신용은행 입행으로 금융권과 연을 맺은 그는 KB국민은행에 합류한 이후 여신심사본부 상무와 경영기획그룹 전무, 영업그룹 부행장 등을 역임하면서 사업 전반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또 2017년 행장에 발탁돼 6년간 자리를 지키면서 '국민은행 첫 3연임 CEO'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기도 했다. 지주 부회장으로서도 은행과 비은행 영역을 넘나들며 경험을 쌓았다.
이경섭 전 농협은행장은 1986년부터 30년 넘게 농협에 몸담은 '정통 농협맨'이다. 농협금융지주 상무와 부사장을 거쳐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제3대 농협은행장으로 재직했다. 옛 우리금융지주로부터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인수를 지휘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그는 지난 2018년에도 DGB금융 회장 자리를 놓고 김태오 회장과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친 바 있다.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도 비슷하다. 1985년 입행 후 카드마케팅부장과 전략기획부장, 경영전략그룹 부행장 등 요직을 거쳤고 내부 출신으로서 국책은행의 수장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영업현장은 물론 조직 관리나 해외 사업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서 전문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처럼 무게감 있는 인사가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추진과 무관치 않다. DGB금융이 은행을 '전국구'로 끌어올릴 수 있는 노하우 그리고 현 정부와의 연결고리를 지닌 인물을 필요로 할 것이란 진단에서다.
게다가 하마평에 오른 인물은 모두 대구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허인 전 부회장은 대구고등학교, 이경섭 전 행장은 달성고등학교, 김도진 전 행장은 대륜고등학교 출신이다. 그런 측면에서 지역사회에도 각별히 관심을 쏟을 것으로 점쳐진다.
물론 이사회의 선택이 관건이다. 그룹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인물이 CEO를 맡아야 한다고 판단한다면 황병우 대구은행장 등과 같은 기존 경영진에게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
회추위는 내년 1월께 숏리스트(최종후보군)을 확정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인적성평가'와 '금융·경영 전문성 인터뷰' 등을 포함한 약 1개월의 평가 프로그램을 이어간다. 아울러 2월말엔 차기 회장 후보를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DGB금융 회추위 관계자는 "자문기관으로부터 후보를 추천받는 한편 평가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최대한 공정한 방식으로 CEO를 선정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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