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매청 79억원 그쳐 합병리스크 해소, 마무리 절차 남아 시밀러 사업 확대, 상반기부터 잇단 품목승인·허가신청짐펜트라 美 신약허가 후 내년 직판···매출 5조 목표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경영에 복귀하며 셀트리온그룹 상장 3사 합병, 바이오시밀러 사업 확대, 셀트리온 별도 기준 매출 2조원 달성 등을 약속했다.
이어 8월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통합법인의 목표 매출액을 내년 3조5000억원, 2030년 12조원으로 내걸기도 했다.
그룹의 숙원과제인 그룹사 합병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그룹은 상장 3사 중 셀트리온제약을 제외한 나머지 두 개 기업의 합병 절차를 밟아나갔으며, 지난 10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양사의 합병 안건 가결로 합병 첫 관문을 무사히 통과했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가 합병 변수로 남아있었으나 지난달 행사에서 양사 합계가 예상치를 밑도는 총 79억원으로 집계돼 합병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 당초 회사 측은 주매청 한도를 1조원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에 합병된 통합 셀트리온은 재무적 부담을 크게 줄이면서 이달 28일 출범이 가능해졌다. 내년 1월 12일 신주 상장까지 진행되면 양사 합병은 모든 절차가 마무리된다.
또 최근 3분기 실적이 역대 최대 규모의 분기 매출을 달성하는 등 실질적 경영 성과가 나타나면서 향후 성장 확장성에도 점차 힘이 실리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올해 연 매출액이 연결기준 2조4485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8478억원으로 전망된다.
별도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2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예상 별도 매출액은 2조1429억원이다.
연말 셀트리온과 합병을 앞두고 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예상 연매출액은 2조2979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6% 성장이 예상된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1813억원이다.
이에 양사의 예상 연매출액 합계는 4조75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다만 앞서 서 회장이 제시한 내년 매출액 3조5000억원은 올해 예상 매출액에 크게 못 미친다. 그룹사 합병으로 기존 계열사간 거래가 빠지면서다. 하지만 올 들어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들이 주요 국가에서 잇달아 허가를 받거나 허가 준비에 나서면서 성장 동력이 확충되고 있고, 내년 미국에서 신약 출시도 예정돼 있어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셀트리온그룹은 서 회장의 경영 복귀 이후 신약과 본업인 바이오시밀러 사업에서 잇단 성과를 보이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 4월 전이성 직결장암 및 유방암 치료용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를 미국에 출시함과 동시에 현지에서 처음으로 직접판매(직판) 체계를 가동했다.
지난 5월에는 블록버스터 의약품 휴미라(아달리무맙)의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를 미국에서 허가받고 7월 현지에 본격 출시했다. 이어 10월에는 용량제형 추가로 기존 40mg/0.4mL과 80mg/0.8mL, 20mg/0.2mL 등 총 3가지 용량 제형의 고농도 아달리무맙 제품 라인업을 갖추며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유플라이마'의 미국 내 처방집 등재 계약을 확대해나가는 한편, 현지 주요 의약품 공급 채널인 전문 약국(Specialty Pharmacy)을 통해서도 판매할 수 있도록 전문약국 체인인 '케어파트너스 파머시'와 공급계약을 맺었다.
미국 제약시장 특성상 점유율을 높이려면 보험사의 의약품 처방집 및 선호의약품(preferred drug)에 등재돼야 한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미국 인구의 40%를 커버하는 보험 시장에 등재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플라이마는 지난 9월 일본 후생노동성으로부터 판매허가를 받기도 했다.
지난 5월과 6월, 7월, 8월에는 각각 유럽, 한국, 미국, 호주 등 국내를 포함한 주요 국가에 스텔라라(우스테키누맙) 바이오시밀러 'CT-P43'에 대한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얀센이 개발한 스텔라라는 전 세계적으로 177억700만 달러(아이큐비아 2022년 누적 매출액)의 매출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판상 건선과 건선성 관절염, 크론병 및 궤양성 대장염과 같은 염증성 질환의 치료제다.
특히 셀트리온은 CT-P43이 허가 후 즉시 조기 판매가 가능하도록 지난 8월 얀센의 모회사 존슨앤존슨(J&J)사와 미국 내 특허 합의를 완료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스텔라라의 물질특허는 지난 9월 만료됐으며, 유럽에서는 내년 7월 만료된다.
또 미국 리제네론이 개발한 안과질환 치료제 아일리아(애플리버셉트) 시밀러 상용화를 위해 지난 6월과 7월 각각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한국에 'CT-P42'의 품목허가 신청을 했고, 지난 달 23일에는 유럽의약품청(EMA)에 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아일리아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약 97억5699만 달러(약 12조6841억원)의 매출을 낸 제품이다. 미국 독점권은 2024년 5월, 유럽 물질특허는 2025년 11월 만료된다.
이밖에도 회사는 지난 4월 유럽, 6월 한국에 졸레어(오말리주맙) 시밀러 'CT-P39'에 대한 품목허가를 신청했고, 최근 미국에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엑스지바'(성분명: 데노수맙) 시밀러 'CT-P41'의 품목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특히 회사는 지난 10월 폴란드, 에스토니아 등 총 4개국에서 골다공증이 있는 폐경기 여성 환자 47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글로벌 임상 3상에서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동등성 및 약력학적 유사성을 확인한 바 있어 허가 시 상호교환성(Interchangeable) 바이오시밀러의 지위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참고로 상호교환성은 약국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을 대체해 처방할 수 있는 제도다. FDA의 상호교환성 승인을 받으면 약사가 오리지널 의약품 대신 바이오시밀러를 처방할 수 있다.
셀트리온은 올해 '짐펜트라'를 미국에서 신약으로 허가받으며 신약개발 기업으로의 가능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짐펜트라는 래미케이드 시밀러 '램시마'의 피하주사(SC) 제형의 미국 제품명이다. 유럽에서는 바이오베터(바이오의약품 개량신약)로 허가받았으나 미국에선 신약 허가 프로세스를 밟아 지난 10월 신약으로 허가받았다. 그룹 창사이래 첫 신약인 셈이다.
서 회장은 짐펜트라 허가 직후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2030년 12조원의 매출 중 5조원이 짐펜트라로 부터 나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회사는 목표한 매출 달성을 위해 짐펜트라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짐펜트라 판매를 맡고 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허가 획득 4개월 만인 내년 2월 29일(현지시간) 미국에 제품 출시에 나설 방침이다. 성공적인 미국 시장 안착을 위해 대다수의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에게 짐펜트라의 임상 자료 제공을 완료했으며, 현재 선호의약품 등재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회사 측은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일부 PBM의 경우 짐펜트라 출시 시점을 전후로 실질적인 처방집 등재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짐펜트라의 성공적인 미국 시장 선점을 목표로 다양한 커머셜 활동도 준비하고 있다. 회사는 미국 내 자가면역질환 전문 의료진들을 대상으로 한 짐펜트라 마케팅 활동을 확대하는 한편, 환자 대상의 맞춤형 커머셜 활동도 전개할 계획이다.
특히 짐펜트라를 직접판매(직판)하기 위해 내년 1월까지 담당 세일즈 전문 인력을 현재 대비 2배 수준으로, 홍보 및 마케팅 전담 인력은 3배 이상 확충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짐펜트라는 통합 셀트리온의 2030년 12조원 매출 달성을 견인하는 핵심적인 블록버스터 제품"이라며 "짐펜트라만이 보유하고 있는 강점들을 적극적으로 알리면서 미국에서 성공적인 처방 확대를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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