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행동주의 펀드 압박···주주환원책 강화 기대감지배구조 개편 요구는 사실상 실현 가능성 떨어져증권가, 주주환원책·기업가치 제고에 목표주가 상향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물산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300원(4.12%) 오른 13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회사의 주가는 지난 10월부터 이날까지 오름세를 지속해 장중 13만5000원을 달성,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삼성물산 주주들의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은 행동주의 펀드들의 압박이다. 앞서 영국계 자산운용사 시티오브런던 인베스트먼트(CLIM), 팰리서 캐피탈(Palliser Capital)은 삼성물산의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지배구조 개선 등을 주문했다.
지난달 6일 CLIM은 삼성물산에 주주 서한을 발송하고 삼성물산의 2023년 회계연도 주당 4500원 배당과 내년 말까지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등을 요구한 바 있다.
CLIM은 주주 서한을 통해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 합병 후 주가가 크게 하락했으며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가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라며 "합병 이후 지난달 31일까지 삼성물산의 주가 총수익률은 -25.5%로 같은 기간 코스피 대비 64%포인트 저조한 성과를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팰리서 캐피탈의 공격도 이어졌다. 지난 6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팰리서 캐피탈은 삼성물산의 지배구조 개선을 주문했다. 팰리서 캐피탈은 "삼성물산의 현 주가와 내재 시장가치 간 차이는 250억달러(약 33조원, 63% 저평가)에 달한다"라며 "기업의 성장을 촉진하고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삼성물산이 명확하고 실행할 수 있는 조처를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증권가는 이 펀드들의 요구 중 지배구조 개편은 사실상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을 냈다. 삼성물산 입장에서 굳이 무리한 변화를 추진할 이유가 없으며, 금산분리 등 해결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나 당장 개편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반면 주주환원과 관련해서는 고민이 깊어진다는 입장이다. 삼성물산은 연초 차기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면서 경쟁력 강화 및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3~4조원 규모의 투자 확대를 약속했다. 즉, 자사주 매입과 같은 추가적인 주주환원 정책보다 투자에 더 집중했으나 최근 국내외 투자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진 것이다.
삼성물산 주주들은 행동주의 펀드에 긍정적인 반응이다. 추가적인 주주환원책에 대한 기대감에 주가가 반등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10월 27일 10만32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지난달 들어 11만원 선에서 등락을 오갔으나 이 펀드들의 요구에 주가는 오름세를 지속, 이날 13만5000원을 기록했다.
삼성물산의 향후 주가 흐름 전망도 긍정적이다. 흥국증권은 삼성물산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17만원에서 19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DS투자증권 또한 투자 의견을 매수로 제시, 목표주가로 17만원을 내걸었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목표주가 상향에 대해 "양호한 실적과 주주환원책 강화, 바이오와 배터리 리사이클링과 같은 다양한 신사업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등을 반영했다"라며 "아울러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으며 상사와 패션 등 일부 사업 부문의 감익에도 불구하고 건설과 바이오가 전체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승웅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실적 성장에 집중했다. 그는 "삼성물산의 2024년 매출액은 43조9000억원 영업이익 3조1000억원으로 전망한다"라며 "건설 부문은 그룹사 물량을 비롯해 해외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실적 성장을 이을 것으로 전망되며 새로운 주거 모델인 넥스트홈을 공개하면서 건설 부문의 매출 다변화가 전망된다"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한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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