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 토요일

  • 서울 6℃

  • 인천 8℃

  • 백령 8℃

  • 춘천 2℃

  • 강릉 6℃

  • 청주 5℃

  • 수원 7℃

  • 안동 3℃

  • 울릉도 8℃

  • 독도 8℃

  • 대전 5℃

  • 전주 4℃

  • 광주 6℃

  • 목포 8℃

  • 여수 9℃

  • 대구 6℃

  • 울산 11℃

  • 창원 8℃

  • 부산 11℃

  • 제주 15℃

유통·바이오 김홍국 회장, 닭고기 팔다 '물류 왕국' 노린다

유통·바이오 식음료 HMM, 하림 품으로

김홍국 회장, 닭고기 팔다 '물류 왕국' 노린다

등록 2023.12.19 16:25

김제영

  기자

공유

해운사업, 양계 축산업과의 시너지 위한 입문사업 다각화 위해 '인수·합병(M&A)' 적극 진행HMM 인수 이어 양재 복합물류단지 조성 추진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하림그룹이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옛 현대상선)을 품고 종합물류기업으로의 도약에 나선다. 김홍국 하림 회장은 그동안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양계 축산 사업에서 사료·식품 제조·유통 판매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해왔다. 이번 HMM 인수에 이어 양재 물류단지 조성마저 성공하면 김 회장이 꿈꿔온 '하림 물류 왕국'이 탄생하게 된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HMM 경영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림 팬오션·JKL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HMM 지분 57.9%(3억9879만156주)다. 산은·해진공과 하림은 세부 계약 조건을 협상하고, 기업결합 심사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앞서 하림은 지난달 본입찰에서 동원그룹과 2파전을 벌였는데, 동원그룹보다 높은 희망 인수가를 제시했다. 하림그룹이 제시한 희망 가격은 6조4000억원으로, 동원그룹의 희망 인수가보다 약 2000억원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금조달 계획과 해운업 경험 등 정성평가도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이 해운 사업으로 발을 넓히려는 이유는 기존 양계 축산업과의 시너지를 위해서다. 하림은 1986년 창업주 김홍국 회장이 양계 축산 사업을 하는 하림산업을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양계 축산업은 사료 원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데, 이 때문에 물류비용 부담이 크다. 이에 김 회장은 물류사업도 직접 거느리겠다는 청사진을 그려온 것으로 풀이된다.

하림이 사업 영역을 넓힌 방식은 '인수·합병(M&A)'이다. 하림은 닭고기 가공업체 올품과 가축사료업체 천하제일사료, 가축약품업체 한국썸벧, 홈쇼핑업체 NS홈쇼핑 등을 인수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왔다.

하림은 특히 벌크선사 팬오션을 인수하며 해운사업에 입문했다. 팬오션은 2015년 매각 전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었는데, 하림은 팬오션의 경영 정상화를 성공시키면서 해운 사업에 대한 역량을 증명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팬오션의 작년 매출은 6조4203억원, 영업이익 789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9%, 37.8%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림그룹 해운업체 팬오션이 한진칼 지분 390만3973주를 1628억원에 처분한다. 그래픽=홍연택 기자하림그룹 해운업체 팬오션이 한진칼 지분 390만3973주를 1628억원에 처분한다. 그래픽=홍연택 기자

팬오션은 이번 HMM 인수의 주체로, 핵심 시너지 요인으로 작용했다. 팬오션은 올해 6월 기준 301척의 선대를 갖추고 있는데, 컨테이너선 중심인 HMM와 해운 영업망 및 네트워크 등 부문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이라는 각각의 시장에서 시장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기대 효과로 꼽힌다.

하림은 입장문을 통해 "본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벌크 전문 해운사인 팬오션과의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신뢰받는 국적선사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며 "HMM과 팬오션은 컨테이너-벌크-특수선 포트폴리오로, 양사가 쌓아온 시장수급 및 가격변동에 대한 대응력이라면 어떠한 글로벌 해운시장의 불황도 충분히 타개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림은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 사업도 추진 중이다. 물류단지 개발사업은 하림이 2016년 양재동 부지를 매입하며 추진했지만, 서울시와 개발방향 등 이견차로 대치해 속도를 내지 못 했다. 그러나 최근 해당 사업에 대한 자연·환경 측면에서 적정성과 입지 타당성 등을 검토하는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진척되는 모양새다. 물류 단지 계획이 승인되면 내년 중 주택 건설사업에 대한 승인을 받고 오는 2025년 3월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하림의 물류사업 청사진이 현실화하면, 하림은 명실상부한 종합식품기업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기업결합 심사와 물류단지계획 심의 등 인허가 절차가 남아있고, 인수대금 등 자금 마련을 위한 조달 계획 등 변수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