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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장재훈 현대차 사장, 역대급 실적에 '연임'

산업 자동차

장재훈 현대차 사장, 역대급 실적에 '연임'

등록 2023.12.20 17:42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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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사내이사 임기 만료···주총서 재선임될 듯사상 최대실적 '보상'···타 계열사는 대표이사 교체중장기 전략 '현대모터웨이' 내년부터 본격 실행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역대급 실적에 힘입어 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지난 3년간 그룹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해 온 장 사장은 지난 3년 간 정의선 회장과 '투톱'을 구축하고 사내 입지를 다져왔다. 장 사장은 내년에도 현대차에 남아 중국시장 재공략, 아이오닉7 시장 안착 등 핵심 과제들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내년 3월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재선임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 사장은 지난 2020년 하반기 임원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해 대표이사 자리에 앉았고, 사내이사 임기는 2024년 3월 23일까지다.

현대차는 아직까지 장 사장의 유임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진 않았다. 다만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차증권, 현대오토에버 등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 인사가 대거 단행됐다는 점에서 장 사장의 유임은 사실상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특히 장 사장의 유임 가능성을 높게 바라보는 배경은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이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연결기준) 20조7945억원을 달성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17조원‧2022년)을 1년 만에 경신했다.

두 회사가 3분기 만에 영업이익 20조원을 돌파한 건 1999년 현대차의 기아 인수 이후 처음이다. 증권가와 업계는 현대차‧기아의 연간 영업이익이 26~28조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나란히 상장사 영업이익 1‧2위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지난 2009년부터 14년간 영업이익 1위 자리를 지켜온 삼성전자는 올해 현대차에 '실적킹' 자리를 내주게 됐다. 삼성전자의 올해(1~3분기) 누적 영업이익(연결 기준)은 3조7422억원에 불과하다.

재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현대차그룹은 실적(성과주의) 중심의 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며 "실적이 매우 좋은데 나이가 많다고 중용하지 않는다면 임직원들의 사기가 크게 저하되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인재들이 장 사장의 유임을 통해 장기적인 비전과 회사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될 것이란 얘기다.

1964년 8월생(만 59세)인 장 사장은 올해 만 59세다. 1970년 10월생(만 53세)인 정의선 회장보다 6살 더 많다. 등기임원 중에선 이번 인사에서 승진한 이동석 사장과 동갑이고 신재원 사장(1959년생), 이종수 부사장(1963년생), 차석주 부사장(1962년생), 정준철 부사장(1961년생) 등 장 사장보다 나이가 많은 미등기임원들도 대거 포진해 있다.

미국 보스턴대 경영학 석사 출신의 장 사장은 HR사업부장, 경영지원본부장, 국내사업본부장, 제네시스사업본부장 등 사내 요직을 두루 거쳐 대표이사 자리까지 올랐다. 특히 경영지원본부장 시절 조직문화를 성공적으로 개선했다는 점에서 전사 차원의 지속적인 혁신을 추진할 적임자로 평가받아왔다.

장 사장은 올해 발표한 중장기 전략인 '현대모터웨이'를 내년부터 본격 실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10년 간 연평균 11조원 수준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전동화 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수소, 자율주행, SDV(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 로보틱스, AAM(미래항공모빌리티) 등 미래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는 게 현대모터웨이의 핵심 내용이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는 테슬라 등 신생업체와 전통의 완성차업체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현대차는 오랜 시간 자동차를 만들고 판매하며 축적해 온 노하우와 고유의 강점을 적극 살려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장 사장은 내년 상반기 출시할 아이오닉7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오닉5, 아이오닉6에 이은 전용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7은 기아 EV9과 함께 대형 전기SUV 시장을 개척할 기대주다. 다만 EV9이 높은 가격 탓에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합리적인 가격을 매기기 위한 전략적 상품 구성이 요구된다.

'아픈 손가락'인 중국시장 판매 정상화도 장 사장의 내년 주요 과제 중 하나다. 현대차는 중국 전략모델인 신형 무파사와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등을 앞세워 내년부터 중국 판매회복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더 뉴 엘란트라 N 등 고성능 브랜드 N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제고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장 사장은 러시아와 중국시장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신흥시장 판매 확대에도 힘을 쏟을 전망이다. 올해 인도시장에 경형 SUV 엑스터를 출시한 현대차는 향후 10년간 약 3조 2000억원을 투자해 현지 전기차 생태계 조성과 생산설비 현대화를 추진한다.

다만 자동차 업황이 둔화되는 내년 이후부터는 장 사장의 거취를 장담할 수 없다. 내년 자동차 업황은 신차 생산 정상화에 따라 이연수요 효과가 소멸되고 경쟁이 심화되면서 실적 피크아웃 우려가 현실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SK증권은 내년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올해 대비 0.3%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이익 규모가 올해처럼 큰 폭으로 늘어나지 않는다면 장 사장을 비롯한 사장단은 세대교체 기조에 밀려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임원인사에서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인 전무와 부사장 승진자를 48명이나 발탁했다. 올해는 사장단에게 역대 실적에 따른 보상이 주어졌지만 업황이 둔화될 내년엔 자리를 유지시킬 명분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회사 내 인사가 과도하게 적체돼 있는 점도 현재 사장단에게 부담 요소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역대급 실적을 바탕으로 장재훈 사장은 내년에도 현대차의 경영을 총괄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1970년생의 정의선 회장의 취임 이후 주요 임원들의 나이가 점차 젊어지고 있기 때문에 내년 이후 현재 사장단의 거취는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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